안과를 가다,

도쿄일상

by 우사기

안과에 갔다.

일주일 전쯤 클렌징 오일이 눈에 들어간 이후

시야가 흐려지고 위화감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점점 눈의 피로가 더해지는 것 같아

오늘은 마음먹고 안과를 찾았다.

먼저 이런저런 눈 검사를 받은 후

진료실로 들어갔더니,

상태를 확인한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상처투성이네요」

상처투성이...

그 말은 내 입가를 한 바퀴 맴돌고

그대로 심장으로 내려앉았다.

온화하고 따뜻한 엄마의 표정으로

나의 눈을 보며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그 순간

나는 안과가 아닌

심리 상담을 하러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건 화상이랑 다름없어요.

아주 상처가 깊은데, 아프지 않았나요?」

아프지는 않았다고 했다.

자각은 하고 있었냐고 한 번 더 묻길래

막연히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익숙해져서 일상에 지장은 없었다고 했다.

선생님은 이미 오랜 상처가 있던 곳에

이물질까지 들어가

더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다음은 눈물 양 테스트를 할게요」

갑자기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생각하니

눈물 양 테스트가 감정 테스트를 한다는

말로 들렸다.

테스트를 해주는 간호사도 친절했다.

「눈물의 양이 일반 사람보다 굉장히 적은 편이에요」

나의 눈 상태와 감정 상태는 전혀 관계가 없겠지만,

눈물 양이 적다는 소리는

「감정이 말라버렸네요」 로 들였다.

우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마지막으로 의사 선생님은

처방을 해주시며 자상하게 말해주었다.

「보통 2,3일 정도 약을 복용하면 괜찮아지지만

상처가 너무 깊어서 2주 분을 처방했어요.

약을 복용하면 좋아질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분명 안과를 다녀왔는데

마음을 치료를 받고 온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다음은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들렀다.

약사님은 특별히 나를 기억해서는 아니지만

처방 기록을 보며 오랜만이라고 반겨주었다.

약에 대한 설명도 하나하나 친절히 해주셨다.

그리고 몸 잘 챙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의사가, 간호사가, 약사가,

너무 따뜻해서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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