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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Aug 13. 2023

누가 강릉 가서 순두부 먹니, 연어덮밥 먹어야지

지극한 개취


보통 1시간 정도 거리는 우리 동네라 여긴다.

2시간 정도 돼야 외출이구나 싶다.

3시간이면 당일치기도 가능하다.

물론 편도 기준.

집에서 200km 정도 떨어진 강릉을 자주 오갈 수 있는 까닭이다.


코로나가 한참이던 시절, 집에만 있기 갑갑하면 강릉을 오갔다.

어려서부터 차에서 오래 생활한 아이들은 각자 요령껏 그 시간을 보낸다.

조금 지루한 시간을 버티면 속 시원한 바다를 만날 수 있음을 안다.


한적한 바다에  도착하면 마스크를 벗고 짭조름한 공기를 폐포 깊숙이 마다.

그제사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

강릉까지 왔다고 유난스러울 건 없었다.

아이들을 백사장을 뛰어다니며 쌓아둔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유 없이 깊고 깊은 구덩이를 파고 또 파며 남은 기운을 소모기도 한다.

나는 그저 파도 소리 들으면 아이들이 잘 노는 걸 지켜본다. 

여기에 커피  모금하 충분했다.

그래 이 맛이야






그렇게 드나들며 정해둔 나만의 맛집이 있다.

모두들 강릉에서 해산물을 찾고, 초당 순두부집에 줄을 설 때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루이 식당으로 향한다.

내 선택 항상 동일하게 연어덮밥이다.



<루이식당> 강원 강릉시 창해로 439 루이식당


오늘의 운전은 남편담당이기에 배운여자답게 하우스 와인을 곁들인다.


생연어덮밥을 먹을 땐 의를 지켜야 한다.

처음부터 비밥밥 먹듯 무례하게 비벼버리면 안 된다.

먼저 연어가 품고 있는 밥을 발굴해서 숟가락에 담고 그 위에 간장을 살짝 찍은 연어를 한 점 올린다.

여기에 양파, 무순을 정성스레 올리고 고추냉이 점을 찍어 비주얼 완성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입으로 넣어준다.

부드럽고 고소한 연어가 녹아버리면 아삭한 양파가 식감을 더한다.

양념된 밥이 장단을 맞추면 알싸한 무순을 느끼고 고추냉이 향으로 마무리된다.

찬은 또 얼마나 훌륭한지 달달매콤한 어묵볶음은 포장에서 집으로 모셔가고 싶고 김치는 아삭함 그 자체다. 두부튀김은 아껴야 한다.

마지막 아쉬운 순간을 위한 포섭이다.



엄마 뭘 그리 정성스럽게 숟가락을 만들어?
아들아, 이렇게 먹어야 한단다.
생연어덮밥과 잘 어울리는 화이트와인




루이식당에서 늘 생각한다.

상차림도 음식의 한 부분이다.

정갈하게 담겨 내 앞에 여지는 상차림은 이로써 충분한 대접이다.


반찬의 양이 다소 소박하다 느껴지는 것은 정성 들인 음식이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운 사장님의 마음의 반영이다.

메인이 아니지만 자기 역할 충실한 해내는 까지 모두 두루 미하자.


남편의 픽
아이들은 역시 바삭한 돈가쓰




루이식당은 경포해변을 마주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하는 창가자리를 득템할 수 있다.

이번에는 문간이었으나 이것도 훌륭하다.



경포 바다보고 연어덮밥 한입한다.
식사를 마치면 다시 바다로 복귀하는 것이 진리
식당 앞 경포 해변
맘껏 챙기라고 내어놓으신 서비스사탕이 무려 추파춥스




여행의 핵심 요소는 식도락이다.

맛난 음식을 두루 맛보는 것은 여행에 중요한 즐거움이다.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먹는 것도 좋지만 진리는 아니다.

개인의 취향껏 맛보고 즐기는 여행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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