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출근과 둘의 등교 그 직전의 식사는 늘 분주하다.
유독 아침잠이 많아서 알람과의 사투 끝에 겨우 잠을 이기고 일어난다.
깼다기보다 몸부림에 가까운 처절함이다.
내 엄마가 내게 보여준 아침의 풍경은 편안함이었다.
일찍부터 새 밥을 짓는 냄새, 살뜰히 아이들을 챙기는 목소리, 다정한 인사가 있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아침은 팍팍하다.
잠이 덜 깬 부스스함으로 부족한 시간을 잔소리로 닥닥하며 재촉한다.
매일 반복되는 아침.
간단한 샤워와 3분간의 드라이로 출근 준비 끝.
이젠 끼니 차례.
아침 식사는 계절에 상관없이 떡만둣국, 주먹밥, 유부초밥, 김밥, 미역국밥 5종으로 돌려 막는다.
떡만둣국은 아이들이 즐기는 메뉴로 동전 육수를 알게 된 이후 더욱 편해졌다.
주먹밥은 멸치를 가위로 잘게 조각내서 조물조물하는데 은근 품이 든다.
유부초밥에 넣을 소고기는 미리 볶아, 얇게 펴 냉동한 것을 넣어 만든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소박하게 계란말이를 두툼하게 넣고 과 시판 햄과 연근을 넣어 만다.
한 번에 대량으로 끊여서 소분해 얼려둔 미역국은 시간 없을 때 녹여 밥을 말아 후루룩 먹는 메뉴다.
소박하지만 애미의 손길을 거친 끼니를 줘야 한다는 개똥철학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꾀가 난다.
그냥 식빵과 쨈만 내주고 싶다.
우유에 후루룩 후레이크를 말아 먹이고 싶다.
그런데 정성 한 방울을 가미하겠다는 강박에 고집스레 빵과 후레이크를 외면한다.
시간과 약간의 정성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부족한 시간 때문에 잔소리를 발사한다.
출근과 등교 직전의 식사는 늘 억지로 연출한 쇼윈도 삶처럼 부조화스럽다.
정성을 가미한 식사를 위해 두리번 거리던 그때 식탁에 놓인 아이의 쪽지에 입꼬리가 쌜룩 댄다.
엄마 오늘 아침은 콘푸레이크 안돼?
콘푸레이크 원츄?
콜
정성을 담아 그릇을 골라 후레이크를 적정량 부어주고 무려 고칼슘저지방 우유를 부어드렸다.
아침부터 적당한 단맛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남매는 평소보다 빠르게 준비를 마쳤다.
정성이 빠진 아침은 훨씬 여유롭고 활기차다.
오늘의 출근과 등교 직전의 식사는 후레이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