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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Jun 10. 2024

대화는 아이엠그라운드가 아닙니다



아이엠 그라운드 지금부터 시작
(박수 두번) 짝짝

 

 

평소 말이  안 통하기로 유명한 상사가 "얘기 좀 합시다"하고 부르면 어떨까요?  

"우리 얘기 좀 해요. " 라고 부인이 부르면 기분 좋게 응하실 수 있나요?

"얘, 좀 앉아봐라. 얘기 좀 하자. " 라고 시어머님이 말씀하시면 어떨까요?


대화는 아이엠 그라운드가 아닙니다.

'아이엠 그라운드 지금부터 시작' 박수 짝짝하며 주문을 외운다고 시작되지 않습니다.

마주 보고 앉아서, 혹은 같은 공간에서 말이 오간다고 해서 대화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일상 중 원활한 대화는 생각보다 적고, 잘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특히 가족 간 대화가 타인과의 그것보다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대화를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특히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기 위해 각별히 애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지 고민해보려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21년째 사춘기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종종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와 대화하기 어렵거나 또는 아이가 말이 없어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교실에서의 아이들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오디오가 비지 않거든요. (단, 아이들 손에 전자기기가 들려있지 않아야 합니다.)

남녀 구분 없이 정말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합니다.

저에게도 끊임없이 지지배배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오늘 급식이 맛이 어땠고, 어제 친구랑 어디 가서 놀았고, 남친이 바빠서 못 만나서 속상하다 등등 시시콜콜한 얘기들입니다.  

가벼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나면 한참 지나서야 깊은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 요즘 공부가 안돼서 속상한 마음, 부모님과의 갈등 같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아이들 부모님 나이와 ± 5 정도밖에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저는 잔소리 대대마왕입니다.

 

그럼 집에서는 말도 없고 대화를 거부하던 아이들이 왜 제게는 이렇게 시끄러울까요?

저는 잘 듣습니다.

하고 싶은 말 실컷 하도록 끼어들지 않고 내버려 둡니다. 

경청하면서 최선을 다해 맞장구를 쳐주고 있으면 아이들은 신나서 떠듭니다.

그리고 잘 들었다는 증거로 질문도 종종 합니다.

제가 이해한 수준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 아이들의 입은 쉴 틈이 없습니다.

충분히 듣고 크게 공감합니다.

때로는 질문까지 해가며 아이들 말을 듣고 난 이후에 잔소리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잔소리라 생각 안 하고 조언으로 여기고 거부하지 않고 잘 새겨듣습니다.

물론 교사라는 위치가 주는 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말했고, 잔소리도 조언으로 들어주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교사가 말한다고 해도 아이들은 듣기 싫고 불편하면 잔소리로 치부하고 새겨듣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서 특별히 공들인 부분, 바로 경청입니다.

대화는 무조건 주고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티키타카 오가는 말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는 언어일 때가 많습니다.

마주 보되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포용의 자세를 갖추는 것이 대화의 기본입니다.

충분히 듣고, 이후에 내 생각을 말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래서, 점검해보셨으면 합니다.

혹시 대화라고 생각했던 시간에 소통 없이 일방적 잔소리를 쏟아내지는 않으시나요?

이미 답을 정해놓고 아이가 원하는 답을 할 때까지 몰아붙이지는 않으실까요?

대화라고 말해놓고 아이는 말을 하지 않거나, 혹은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마음이 닫혀있는 건 아닐까요?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나는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수용하는 부모일까요? )



가족 간 소통의 기본은 대화입니다.

원활한 대화가 이뤄져야 사춘기 아이와의 관계를 유지하실 수 있습니다.

부모와의 건강한 관계를 바탕으로 해야 아이가 정서가 안정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가 이후 미래를 계획하고 학업에도 매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정서가 답입니다.








▼ 자녀와의 대화에서 점검해보셨으면 하는 부분을 정리한 블로그 글입니다 ▼



사진출처-예능 아이엠그라운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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