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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Jun 17. 2024

수학 문제 풀라니까 왜 그림을  그리는 거야?

딸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어내는 방법




수학 문제를 풀라고 했더니 왜 싱글벙글이지?

다가가 보니 문제 푸는 아니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딸.

그래서 신났구나.

A4 용지 한가득 그림을 그려놨다.







그림이 제법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듯해서 하나씩 설명을 들어봤다.

우선 왼쪽 하단에 공부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아이들이 있다.

그 와중에 빠지지 않고 떠있을 수 있는 건 연필과 지우개를 잡고 있었던 덕분이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연필과 지우개로 수학 문제를 풀면 공부의 늪에서 탈출할 수 된다나 모라나.

그리고 공부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여자 아이, 바로 딸이다.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풀었더니 18번, 19번, 21번을 맞추고 공부의 늪에서 탈출하게 되는 중.

하지만 아직 20번 문제를 도저히 풀지 못해서 지금 난감하단다.

20번 문제를 풀어내야 '게임', '휴식', '유튜브'가 허락되는 천국의 문을 열 수 있다.








초등 남매와 집공부를 한다.

그중에서도 수학은 학교 수업을 먼저 듣고, 집에서 복습으로 심화 교재를 풀게 하고 있다.

선행 없이 현행 수학 공부를 더 탄탄하게 심화 수준까지 공부하는 거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나서 천재교육의 최고 수준을 풀고, 방학에 복습으로 디딤돌 최상위수학을 풀게 한다.

그리고 학기에 한 달 정도는 HME 해법수학학력평가(절대 경시대회 아니고 전국단위 수학모의고사 정도)를 치른다.

기본적으로 학습량이 많지 않지만 심화 수준 문제를 풀어내야 해서 아이들이 쉽지 않은 과정을 해내고 있다.

딸아이가 그림을 그려가면서 힘들어했던 문제는 HME 해법수학학력평가 기출문제 중 일부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구하지 못하겠으니 그림을 그려가며 딴짓과 함께 머리를 굴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워낙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라 생각이 잘 풀리지 않으니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엄마, 20번은 진짜 모르겠어. "

"뭘 구해야 하는데? 힌트는 뭐야? 엄마한테 설명해줘 봐. "

"그니깐 ㄱ, ㄴ, ㄷ이 있는데 얘네로 만들 수 있는 (블라블라블라) 그래서 ㄴ이랑 ㄷ의 곱이 28 이래. 어~! 아하!"



절대 문제를 푸는 방법을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알려주지 못한다는 말이 맞겠다.

수포자다 ㅋ

아무리 초등3학년 문제라도 심화 수준의 깊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는 봐도 잘 모르겠다.

다만 수학 잘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어서 주변 수학 선생님들께 많이 묻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아이들에게 적용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양치기보다는 스스로 깊게 생각하는 연습을  충분히 시켜주라는 것.

쉽게 해설을 보지 않고 수학적 사고력이 자라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민하는 것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이 과정을 이겨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이는 딱 봐서 해결이 안 되는 문제를 붙들고 있으려니 짜증도 나고 방법을 몰라 막막해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이겨내고 문제를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은 기대 이상 값지다. 

초등 6학년이 된 큰 아이도, 이제 3학년 둘째도 모두 심화문제를 거부하고 짜증내던 시기를 이겨낸 지금은 오래 붙들고 생각하는 것은 습관이 되었고, 지금도 문제 하나 푸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해냈을 때 성취감을 즐기는 수준이 되었다.

딸아이는 엄마에게 설명해 주는 과정에서 스스로 뭔가 떠오른 것이 있었는데 그림을 좀 더 끄적였다.

그리고는 답을 찾아냈다.

탈출!






 

공부는 마음이 한다.

갑갑하고 지루한 과정을 이겨내고 끝끝내 어려운 문제를 풀어낸 아이는 → 대단한 성취감을 맛본다

지겹더라도 참고 공부하는 습관으로 매일 꾸준히 어려운 문제를 공부하다 보면 → 자연스레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수학 공부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지닌 아이가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매일 적게는 2-3시간, 많게는 4-5 시간을 수학공부를 하며 보낸다.

거의 매일 학교 수업에 수학이 있고, 학원공부를 하고, 또 숙제를 하고, 다시 혼자 공부를 한다.

그 긴 시간을 괴롭게 수학 공부를 한다.

어차피 해야 할 공부라면 기왕이면 실력을 갖추고 자신감 있게 공부했으면 좋겠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긴 시간이지만 괴롭지 않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그래서 아이들과 심화 수학을 공부한다.

공부는 마음이 하는 것이기에.

 




 

▼ 심화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을 더 자세히 블로그에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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