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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Nov 19. 2024

우당탕탕,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은 학교에서 시작됐다.

인문계 고등학교 교사 20년 차.

매년 입시 최전방에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을 본다.

어릴 때부터 학원 다니며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자란 아이들.

그런데도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공부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좌절한다.

아이들을 돕고자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고 상담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

이들은 공부는 많이 하는데 공부를 제대로 할 줄을 모른다는 점이다.

지금껏 공부만 했음에도 공부 근육이 없어서 배움이 자라지 않는다.

매번 힘들게 그물을 던지지만 성과없이 빈 그물을 끌어올리는 마음은 어떨까.

성과도 보람도 없는 허망함 그 자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반복되는 좌절감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고 깊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잘못된 공부 습관을 고쳐주고자 애쓰는 한편, 집에서는 남매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탄탄한 공부근육이 자라는 집공부를 해왔다.

그렇게 집공부 6년차.



집공부란,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많이 궁금하게 만드는 공부다.  

학원을 다닐 수 있지만, 스스로가 공부의 주인이 되어 직접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이다.

문제집 한 장 푸는 것보다 스스로 탐구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여행도 직접 계획해서 다니는 아이주도배움여행을 다녔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는 곁에 앉아서 나도 함께 공부하며 보내온 시간이다.

 




교사로서의 20년 경험, 집공부 6년의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했다.

그것을 잘 엮어 이번에는 책에 담았다.

공부한 만큼 얻어가는 아이가 되도록 돕는 집공부 학습법 바이블이 될 책이다.



그런데...

우리집 집공부는 여전히 우당탕탕이다.

엄마인 내가 집공부하는 식탁에 앉아서 무언의 눈빛광선을 쏴야 그제사 남매가 자리 잡는다.

스스로 해내는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관리해주지 않으면 최선을 다해 뺀질거린다.

집공부를 위해 엄마인 내가 힘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맞다.

부모가 아니면 누가 아이들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인가.

학원이 일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겠지만, 부족하다.

학원이 아이들을 제대로 공부하도록 돕고 있다면 학원다는 모든 아이들은 다 큰 성과를 얻어야 맞다.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다만 현실을 즉시하고 학원이 아닌 집공부를 선택하면 내가 힘들기 때문에 외면할 뿐.  

내 아이가 공부하는 만큼 성과를 얻는 공부를 하도록, 

그 과정을 관리하며 엄마인 내 성장을 같이 도모하는 것이 집공부다.  

이제 모두에게 집공부 방법을 알리는 첫걸음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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