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리모델링이 안 되나요

여름이 온다

by 유수풀

1. 죽은 것들은 전부 땅으로 간다며.

눈이 좋은 편도 아닌데 생명을 다한 것들은 어떻게 눈에 그렇게 잘 보일까. 죽음이 가까운 사람은 주변의 죽음도 제법 잘 본다고 하던데 내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누군가 알려 주는 걸까. 일주일 전에는 목이 꺾인 비둘기가, 어제는 하수구에 끼인 쥐가, 오늘은 미처 도망가지 못하고 말라비틀어진 지렁이가 땅에 붙어있었어.


끔찍한 것을 보면 당장 그곳에서 도망가고 싶은데도 눈을 떼지 못하는 기분을 안다면 당신이 행선지를 알려줄 수 있을까. 손금에 달라붙은 끈적끈적한 땀이 느껴지는 순간 뛰기 시작했다. 땅의 맨 얼굴은 너무 낡고 거칠어 넘어지면 온통 면이 베일 것 같았다. 내 발 밑에서 바스러지는 것들의 이름은 누가 기억해주는지. 아니 애초에 이름은 있었을지. 죽은 것들에게 물어도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2. 앵무새를 찾습니다.


3. 삶은 리모델링이 안 되나요.

가능하다면 10대는 송두리째 들어내 주세요. 실패한 기억이 너무 많아서 다시 들여다보기 힘들어서요. 20대는 약해 보이지 않으려고 무리해서 덮어쓴 가짜 탈이 너무 많아서 이제는 좀 촌스럽네요. 그런 것들은 정말 고급스러운 걸로 갈아야죠. 그리고 뭐 잘못 만난 사람, 상처 뭐 이런 것도 좀 안 보이게 잘 메워주시면 좋겠고요. 30대는 좀 안정적 이어 보여야 하니까 아 그렇다고 너무 신경 쓴 것 같진 않아야 하는 그런 느낌. 아등바등 살고 있으면 멋없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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