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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부신 Nov 03. 2023

추나와 갈비뼈 골절, 그리고 하법(下法) - 2

환자는 돌아가고 약속된 모레가 찾아왔다.


예약 시간에 긴장된 마음으로 차트를 보며 경과를 체크해 보려는데, 환자분이 입장과 동시에 통증이 반 이하로 줄었다는 반가운 얘기를 건넸다.


사실 이틀 전 치료를 받고 나서도 계속 갈비뼈 부위 통증이 호전되지 않아 다음날 예정되었던 대장 내시경을 취소해야할지 고민했는데, 내시경을 위해 장을 깨끗이 비우는 과정에서 갈비뼈 부위 통증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원래 주소증이던 좌골 신경통의 증상도 이전보다 가붓해져 이틀 만에 통증이 확 줄어든 게 신기하다고, 원장님 말대로 되어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말도 덧붙었다.


그렇게 돌발적으로 나타났던 좌측 흉곽부 증상은 첫 통증이 발생하고 일주일 뒤 말끔히 사라졌다.


-


이런 케이스 앞에서 하법(下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갈 수야 없다.


"하법(下法)이란 팔법(八法)의 하나로, 대장에 몰린 실열(實熱), 적체(積滯)를 대변이 나오게 하여 없애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대변이 굳어졌거나 대장에 습(濕)이 정체되었거나 가슴과 배에 수음(水飮)이 몰려 있는데 쓴다."

(한의학대사전, 2001. 6. 15., 한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근골격계 통증은 일종의 어혈(瘀血), 혹은 담증(痰證)으로 볼 수 있는데, 담(痰)과 적체(積滯)는 때에 따라 하법(下法)으로 다스린다는 케케묵은 치법을 두 눈으로 확인한 케이스였다.


실패는 실패 나름, 성공도 성공 나름.


언제나 조금은 성장할 여지를 주니 내가 귀 닫고 눈 멀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매일 나아갈 수 있다.


23. 10. 21. 낙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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