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고운 모래 같은 사람 덕에 빛난다

by 도유영

고운 모래 같은 사람이 있다.

남다른 섬세함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사람. 나는 그런 이들을 삶 속에서 몇 번 마주했다.


그들의 마음은 촘촘한 체와 같다. 작은 입자 하나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붙잡아,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품는다. 사랑과 기쁨이 차곡차곡 쌓이는 동시에 상처와 슬픔도 함께 남는다.


겉에서 보기엔 벅차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낸 말 한마디에 오래 머물고 지나간 순간조차도 손안에서 놓지 않으려 한다. 나는 그 모습에서 때때로 안쓰러움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낀다.


그럼에도 그들은 버리지 않는다. 고통까지도 소중히 품어내려 한다. 작은 조각마저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그 마음은 진짜 다정함의 다른 얼굴이다.


그렇게 모인 감정은 시간이 흐르며 단단해진다. 모래가 불길 속에서 유리로 빚어지듯 고운 마음의 파편들이 하나의 맑은 빛으로 굳어져 간다. 그들은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 되기도 하고, 고스란히 빛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을 곁에 있다 보면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흔들리지 않기 위해 아프지 않기 위해 마음의 체를 일부러 헐겁게 만들어왔던 건 아닐까. 소중한 것까지 함께 흘려보내며 피하거나 외면한 적은 없었을까.


하지만 그 섬세함이야말로 세상에 필요한 힘이 아닐까 싶다. 다치더라도 받아들이고 흔들리더라도 품어내는 마음. 그 마음은 언젠가 빛으로 굳어져 또 다른 누군가를 비추는 힘이 될 것이다.


혹시 당신 곁에도 고운 모래 같은 사람이 있는가. 아니면 스스로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작은 감정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받아들여 보라. 언젠가 그 마음은 당신을 통해 세상을 비추는 유리처럼 맑게 빛날 테니까.




*사진 출처_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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