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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Jan 21. 2017

한 여름밤의 꿈,
독일 노이슈반스타인 성

유럽의 성 Top 10

독일, 퓌센 / 노이슈반스타인 성 [Schloss Neuschwanstein ]


옛날이야기 책에 나오는 유럽의 성을 떠올릴 때 가장 비슷한 성이 “백조의 성”이라는 애칭을 같고 있는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아닐까 합니다. 디즈니의 랜드마크가 되어 더 유명해진 성입니다. 원래 유럽의 성들이 이렇게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방어용 목적으로 짖는 성을 외관에 치중할 수는 없었겠죠. 그러나 이 성은 바그너의 음악에 미친 바이에른의 왕, 루트비히 2세의 물불 못 가리는 집념으로 탄생했습니다.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알프스 끝자락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먼 길을 달려온 여행자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루트비히 2세는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후 게르만 민족 신화를 주제로 한 바그너 음악에 빠져듭니다. 이때부터 어린 시절 고향, 퓌센으로 돌아와 몽상 속 중세의 성을 짓는데 재산 대부분을 탕진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노이슈반스타인 성의 외관은 중세 성의 형태를 보이지만 내부는 중앙난방, 수도, 수세식 화장실, 전화 등을 갖춘 당시엔 초현대식 성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가서면 압도적으로 큰 성입니다.


루트비히 왕의 몽상을 현실로 이루어준 사람은 당시의 무대 예술가 출신인 크리스티안 얀크 입니다. 그는 단순히 중세의 성을 만든 게 아니라 로마네스크, 비잔틴, 고딕 양식이 혼합된 생동감 넘치는 성을 건축합니다. 그리고 성의 모든 방에는 바그너의 오페라에 나오는 테마를 그대로 대입하여 조각과 프레스코화로 장식했습니다. 성 전체를 보면 중세 성배의 전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로맨틱 가도의 끝자락 퓌센에 자리한 이 성이 지금처럼 완성된 것은 1886년으로 성에 미친 왕이 슈타른베르크 호반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으면서 부분적으로 미완성 인체 남게 됩니다. 루트비히 왕의 죽음에 대해서는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퓌센엔 메인인 노이슈반스타인 성 외에 아버지의 성인 호엔슈반가우성이 곁에 있어 부록처럼 만날 수 있습니다.


루트비히왕이 어린시절 살던 호엔슈반가우성


예전에 써둔 노이슈반스타인 성 이야기가 있어 그대로 올려 봅니다.



독일 퓌센 - 이야기가 있는 사진 노이슈반스타인 성 (2006-09-08)


독일 남서부 바바리안 알프스 기슭에 퓌센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은 남부 평원과 알프스가 만나는 지점 -로맨틱 가도가 끝나는 지점-에 있어 경관이 아주 빼어납니다. 뮌헨에서 퓌센을 가는 길도 아름답고…. 퓌센에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쪽으로 가는 길도 역시…. 퓌센을 가시는 분은 도착 한 시간 전부터 졸면 영원히 후회하게 될 겁니다. (하긴…. 조느라고 못 보신 분은 비교가 안 되어 후회할 이유가 없겠지만. -!-)



위 사진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퓌센을 가는 길 달리는 차 안에서 셔터 스피드만 올리고 무작정 찍은 사진들 입니다. 졸면 아깝다는 말이 이해가 기시죠? 퓌센의 풍광이 아름답다고는 하나 알프스의 핵이 되는 스위스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의 접경지역은 나름대로 모두 아름답다고 봐야 합니다. 그중에 유독 퓌센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백조의 성이라 불리는 노이슈반스타인이라는 성 때문입니다. 이 성의 사진을 책이나 엽서에서 한 번쯤은 보았을 겁니다. 특히 디즈니가 이 성을 모델로 로고로 만들었다는 소문이 나서 더 유명해졌습니다.


마리엔 브릿지에서 본 노이슈반스타인 성


바그너의 오페라에 매료된 루트비히 2세는 어릴 때부터 중세 로맨틱 양식의 독일 성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습니다. 1864년, 18살에 왕위에 오른 루트비히 왕은 린더 호프, 노이슈반스타인, 헤렌 킴제 3개의 성을 줄줄이 건축합니다.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로엔그린이나 탄호이저 등 바그너의 오페라에 나오는 모든 것들을 집대성하려고 했습니다.


성을 건축하기 시작한 지 17년 후, 젊은 왕 루트비히 2세가 돌연 호숫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지만 거창한 성을 짓느라고 탕진한 제정과 건축에 미친 왕에 대한 대신들의 반란이 원인이란 설이 유력합니다. 그 후, 완공을 앞둔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주인을 잃고 쓸쓸하게 관광객의 눈요깃거리로 전락했습니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대관홀 중심 제단. 미완성으로 남아 있습니다.
콘스탄티노플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대성당에서 영감을 받아 비잔틴 양식으로 장식된 대관홀 천장과 샹들리에
침실과 연결된 루트비히 2세의 기도실. 중앙 성화는 마지막 위로를 받는 루트비히 성인
4층 동쪽의 악사홀. 바그너가 작곡한 오페라 "탄호이저"의 상상을 집약시킨 곳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위치가 절묘하여 어느 각도에서나 훌륭한 조망을 보여주는데 실용적인 면에서는 별 쓸모가 없습니다. 성은 탄식이 나올 만큼 아름답지만, 왕이 집무를 보기엔 각료들과 너무 동떨어진 시골구석이고, 사람이 살기에 편한 조건도 아닙니다. 요새로 쓰기에는 고립되어 있고, 감옥으로 쓰기에는 너무 사치스럽고…. 성이나 궁전이라기보다 거대한 예술작품이라 불러야 마땅한 건축물입니다.


대관홀 서쪽 베란다에서 본 알프 호수와 호엔슈반가우 성. 루트비히 왕이 어린시절 이 성에서 살았습니다.
4층 동쪽 복도에서 내다본 퓌센의 목가적인 풍경


거대한 건축물을 보면 늘 느끼는 바지만 미친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피라미드부터 시작하여 만리장성, 타지마할, 앙코르 와트…….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정신분열 증세가 있는 왕이 아니면 결코 지어질 수 없는 건축물 노이슈반스타인 성. 당시에는 어찌 되었든 이런 것이 바로 후대에는 대박입니다. 선조들이 흘린 피와 땀이 후대에 이르러 마르지 않는 꿀단지가 되어 있으니 과연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요.


노이슈반스타인 성 4층 북쪽 창에서 보이는 마리엔 브릿지
바로 이 자리 (마리엔 브릿지)에서 아래 사진을 찍었습니다.^^


노이슈반스타인 성보다 더 오래된 이 다리가 없다면 성체를 감상하는 재미가 절반 이하로 줄었을 겁니다. 성체 전경이 나오는 사진은 바로 이 다리에서 찍은 것입니다.



제 글과 사진이 여러분의 여행 충동을 자극했다면 성공입니다.^^

퓌센은 가는 길조차 모두 예쁘니 남부 독일을 가신다면 꼭 다녀오시길...



배낭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첫 페이지부터 차분히 보아주시길 권합니다. 이 시리즈는 단행본 두 권 정도 분량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정독하시면 여행 준비에 도움은 물론, 현지에서 시행착오도 훨씬 줄어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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