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역
1998 / 드라마 / 브라질
감독 : 월터 셀러스 / 출연 : 페르난다 몬테네그로, 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잠식당한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브라질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998년 베를린 영화제와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수작으로 영화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는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하지만 말초적 본능에 충실한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철저히 외면을 당했습니다. 비디오 가게를 하는 동안 좋은 영화 추천을 해달라면 서슴없이 집어 든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이 영환데 이런 스타일에 끌릴만한 고객은 그리 흔치 않았습니다. 물론 제 강압에 못 이겨 보고 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분도 여럿 있었지만….
우선, 이 영화가 고객들의 반응을 시큰둥하게 하는 원인을 살펴보죠.
1. 너무 낯선 영화…. 브라질이라는 나라에 관해 관심 없음. 포르투갈어도 왠지 거부감.
2. 액션도 없고, 코믹하지도 않으며 화끈한 러브스토리 없음.
3. 주연 배우가 너무 어이없음. 못생긴 늙은 아줌마와 꼬맹이라니….
그래도 웃뺘가 바득바득 우겨서 손님들에게 이 영화를 들려 보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1. 이 영화를 15분만 보면 그 뒤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2. 못생긴 늙은 아줌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예쁘게 보이기 시작하죠.
3. 어린 조슈아의 천연덕스런 연기가 압권입니다.
4. 로드무비라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 브라질의 일상적인 삶을 보는 재미.
5. 그리고 밀려오는 감동…. 중앙역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중앙역입니다.
예~ 이 영화는 아직도 사람이 따뜻하다는 걸 할리우드식 억지가 아닌 투박한 자연스러움으로 한 꺼풀 한 꺼풀씩 벗겨내며 보여 줍니다. 황당한 해피엔딩이 아니어서 더 좋습니다. 그저 나와 같은 세상을 사는 한편에서 다른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십시오. 지구는 작지만, 우리가 못 본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될 겁니다. 1997년 선댄스 재단과 일본 NHK가 제정한 시나리오 공모 '시네마 100'에서 최우수 시나리오로 선정된 후, 그 공모 상금으로 제작된 작품이니 믿고 봐도 좋습니다.
여행을 통해 깨우치는 것이 있다면 “세상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넓다.”는 것입니다. 사는 방식도 다양할 뿐 아니라 내가 처해있는 위치가 생각보다 높은 곳에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작지 않습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더 살기 어렵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이제 바깥으로 눈을 돌려 인류애를 실천해야 할 위치에 충분히 올라와 있습니다.
홍콩의 산업디자이너 토비응이 만든 “100명의 세계”를 보면 이해가 가실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100이라면 남자가 52명 여자가 48명입니다. 그중에 어린이는 30 성인은 70이고요. 의외로 동성 취향의 사람도 많습니다. 10명 중 1명은 동성애자입니다. 종교도 꽤 다양합니다. 크리스트교 신자가 33 이슬람이 19, 힌두교가 13, 불교가 6, 토속신앙이 24, 자유로운 영혼이 5명 있습니다.
20명의 사람이 세상 전체 에너지의 80%를 독점하여 쓰고 있습니다. 나머지 80명은 20%를 쪼개서 쓰며 삽니다. 오늘도 깨끗한 공기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100중 32명이나 됩니다. 깨끗한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100명 중 17명이나 되고요. 20명의 사람이 전쟁이나 테러 인신매매 같은 공포에 시달리며 살고 있습니다.
표현이나 신체적 자유를 구속받고 있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마음대로 여행을 다닐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의 절반 정도나 됩니다. 지금도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24명이나 있습니다. 어려워도 전깃불은 밝힐 줄 알았는데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식사 메뉴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어떤 그룹에 속하는지 보아주십시오. 세상 사람 100명 중 30명은 밥걱정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중에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상위 15% 속합니다. 나머지 70명은 매일 끼니를 걱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중에 20명은 밥을 걸러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오늘 한 끼도 먹지 못한 사람들이 5명이나 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고 계신다면 이 세상 상위 7%에 속하는 귀족입니다. 만약 당신이 대학을 나왔다면 최상위 1%에 속합니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가 되심을 축하드립니다!
나머지 99명 중에서 글을 깨우치지 못한 사람도 14명이나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