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tbia 김흥수 Jan 19. 2017

알고 가면 더 많이 보이는
성 베드로 대성당 이야기

유럽의 성당 TOP 5

성 베드로 성당의 모자이크


성 베드로 대성당 안에는 1,300개에 달하는 모자이크 그림들이 벽면에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대성당 안에 들어가 우리가 감상하는 그림 들 거의 다가 유화나 프레스코화가 아닌 모자이크라는 말입니다. 모자이크 아시지요? 손톱만 한 돌이나 타일, 보석을 일일이 벽에 붙여서 만든 작품입니다. 성당 규모가 거대하여 이 사실을 모르고 벽화를 보시면 그림이 유화라고 생각되실 겁니다. 성당 안엔 물감으로 그린 유화는 보기 어렵습니다.


모자이크 증명 : 아래 사진 오른편의 큰 그림을 확대해보면 예수님 뒷부분에 모자이크가 눈에 뜨이실 겁니다. 왼편 그림 역시 모자이크입니다. 너무 정교한 모자이크라 아주 가까이 다가서지 않으면 눈치를 채기 어렵지만 성당이 워낙 커서 가까이 다가서도 잘 안 보입니다.



E.T와 천지창조


바티칸을 방문하면 일단 관람 장소가 두 곳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대성당(무료), 하나는 바티칸 박물관(유료)입니다. 두 곳 다 줄을 서야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대성당 줄이 박물관보다는 쉽게 줄어듭니다. 두 곳을 함께 보신다면 우선 박물관부터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박물관으로 입장하면 시스티나 성당을 통해 대성당으로 바로 들어가는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스티나 성당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는 장소이고 박물관에 부속되어있습니다. 영화 E.T에서 외계인과 첫 접촉, 손가락을 마주치던 장면의 모티브가 된 그림 천지창조는 시스티나 성당 안 천장 중앙부에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크기 41.2 * 13.2m)



이 그림 (프레스코화)를 그린 방식에 대해서는 앞 페이지에 설명을 드렸으니 넘아가고, 천장 아래 눕거나 앉아서 목을 꺾고 그림을 그린 미켈란젤로의 고단한 작업을 생각하면 여행이 피곤하다는 말이 무안해집니다. 시스티나 성당 전면 벽에는 미켈란젤로의 또 하나의 걸작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습니다. 바티칸 모든 지역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는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그리고 바티칸 전 지역에서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들고 가면 물품 보관함에 맡겨야 하므로 오히려 더 번거로워집니다.



거장 베르니니와 “천개 (발다키노)”


[Gian Lorenzo Bernini] 베르니니는 이탈리아 바로크 건축가, 조각가, 화가로 미켈란젤로와 함께 명성을 누렸습니다. 역대 교황들의 신임을 받아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에 참석하여 대 콜로네이드라 부르는 대광장을 건설했고 성당 안의 조경을 담당하여 “발다키노(천개)” 와 “성 베드로 의자”라는 걸작을 남겼습니다. 베르니니가 천개를 제작할 때 들어간 청동의 무게가 37.000kg. 이를 얻기 위해 판테온 신전의 청동을 뜯어왔답니다.


당연히 수많은 로마 시민의 원성을 들었던 작품이지만 바로크 장식의 걸작으로 불리며 성당 대제단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베르니니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 마지막 작업은 1676년에 맡은 성체 경당의 장식으로 이 작은 경당은 성 베드로가 순교한 위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로마에 가면 베르니니가 만든 많은 분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로렌조 베르니니의 아버지도 조각가로 스페인 광장에 있는 조각배 형상 분수는 아버지의 작품입니다.



유럽 성당의 종탑 또는 돔 투어


바티칸엔 바티칸 박물관 외에 유료 입장을 하는 곳이 두 곳 더 있습니다. 하나는 성당 돔을 올라가는 것, 또 하나는 대성당을 통해 들어가는 보석 박물관입니다. 성당 돔 적극 추천합니다. 돔에서 내려다보는 광장과 로마 시내 모습이 아주 멋집니다. 보석 박물관도 지불한 비용이 아깝지 않을 만큼 전시물이 훌륭합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베를린 대성당 등 큰 성당 돔을 개방하는 곳도 있고, 성당 돔이 아닌 종탑을 올라 전망을 볼 수 있는 성당이 많습니다. 유럽은 도시 계획법에 대성당을 기준으로 더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게 대부분 규정합니다. 성당 첨탑이나 종탑에 오르면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조망권이 확보됩니다. 성당은 무료 개방하더라도 종탑이나 돔을 오를 때는 모두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별로 없고 거의 다 걸어 올라가는 편입니다. 힘들고 비싼 곳도 있으나 제 경우라면 그 비용과 수고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틈이 난다면 운동 삼아 한 번씩 올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피에타의 수난


성 베드로 성당 안을 들어서면 입구에서 가까운 우측 벽 쪽에 미켈란젤로의 젊은 시절 걸작 피에타상이 있습니다. 피에타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비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내려서 안은 어머니의 비탄을 조각한 모습이지만 비통한 모습보다는 젊고 자애로운 어머니의 상념을 보는 듯합니다. 이 조각상은 미켈란젤로가 유일하게 자기 작품에 서명하고 후회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마리아 가슴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른 띠에 선명하게 "피렌체에서 온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만들다"라고 세겼습니다.) 예전엔 이 작품을 바로 볼 수 있었는데 1972년 정신병자가 망치로 피에타상을 내려쳐 마리아 코 부분과 몇몇 부분이 사라져 다시 수리한 이후 아크릴 유리를 설치하여 눈으로만 볼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바티칸 박물관에 이 작품과 동일한 모조품이 전시되어있어 사진은 그곳에서 찍는 것이 편합니다. (대성당 피에타는 사진 찍으려는 사람도 많을뿐더러 유리막 때문에 아무리 용을 써도 잘 안 나옵니다.)



대성당 전면의 큰 동상 두 개


성 베드로 대성당 지붕과 대광장에 설치된 회랑 지붕에 수많은 성인의 동상이 건축물 일부처럼 서 있지만 유독 입구 쪽에 두 개의 큰 동상이 좌, 우 별도로 서 있습니다. 이 동상의 특징은 한쪽엔 칼, 다른 한쪽엔 열쇠를 든 성인의 모습입니다. 칼과 열쇠를 든 동상을 유럽 전역의 성당에서 자주 만나시게 될 터라 설명드립니다.


열쇠를 든 동상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분인 베드로 사도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 베드로에게 “너희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노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대신하여 복음을 전파하며 으뜸 목자가 되십니다. 그 사도들의 후예가 지금 가톨릭의 사제들이며 사제 중에 지도력이 뛰어난 분을 선출하여 주교로…. 그 주교 중에서 다시 80여 명 정도의 추기경을 선출하고 그 수장이 교황님이 되는 전통을 2천 년간 이어오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베드로 사도는 1대 교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칼을 든 동상은 바로 바오로 사도입니다. 바오로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이들을 박해하던 바리세이파 사람이었는데 주님의 계시를 받아 개종하고 베드로와 함께 전도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사도 중 가장 능력이 뛰어난 분으로 평가받고 있어 존경의 대상이 되는 분입니다. 이 상징으로 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어디서든 성당에서 칼과 열쇠를 든 성인의 지물을 보면 이 두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거의 맞으리라 봅니다.



배낭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첫 페이지부터 차분히 보아주시길 권합니다. 이 시리즈는 단행본 두 권 정도 분량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정독하시면 여행 준비에 도움은 물론, 현지에서 시행착오도 훨씬 줄어들 겁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유럽 성당을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은 상식 몇 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