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지털전사 Jul 26. 2022

누구나 원하는 삶에 질문하다: 꿈은 자유다.

어릴 적 방 창문 앞 처마에 제비가 둥지를 틀었던 적이 있다. 도시의 보이지 않는 빈 공간에도 새들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운다. 계절이 한번 바뀌는 동안 둥지는 비워지고 휑한 둥지만 흉물처럼 바람에 나부끼다 하룻밤 빗방울에 어느새 쓸려 사라져 갔었다. 


소중한 자녀를 키우는 가정이라는 둥지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가족이 함께 하는 평범한 행복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당연히 누려야 할 행복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심리학 용어에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이라는 용어가 있다. 텅 빈 둥지에 홀로 남은 제비가 둥지를 떠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향한 희생으로 지친 영혼에게 외로움은 마치 오랜 친구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마음속에 녹아들고 외로워진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또 손을 내민다. 도저히 채워지지 않을 거대한 공허의 구덩이에 작은 돌멩이를 끊임없이 던져 보지만 메아리조차 없다. 


감당하기 힘든 외로움은 퇴직이나 정리해고, 사별, 폐경과 같은 삶의 중요한 환경 변화와 함께 나타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외롭고 힘들 때 손을 내밀 때 도움을 줄만한 대상이 없거나 있어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 순수할 것만 같은 마음은 경쟁에서 밀리는 순간 분노로 가득 차 자신을 자학하고는 하지 않았던가..


돌이켜 보면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많은 월급이 꼬박 들어오는 삶의 괘도에서 낙오되는 순간 두려움에 마음까지 빈곤해지는 감정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여기고는 했다.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사회가 설계해준 기준에서 타인을 판단하고 그들의 삶을 평가하고자 하면서 비교로 인해 삶이 피폐해졌다. 누군가에는 부러워할 만한 삶이 당사자에게는 그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임을 인정하지 못할 때 현실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세상이 설계하고 성공이라고 추켜 세우는 삶은 누군가에게 꿈이겠지만 나에게는 꿈이 아니었음을 조금씩 깨달아 가는 중이다. 의미를 찾아가는 여행은 끝나기까지는 끝난 것이 아닐 것임을 알기에 포기는 없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없지만 꿈을 꾸는 것은 자유다. 누구나 원하는 삶은 평안하지만 꿈이 될 수 없다. 꿈은 자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 삶의 의미를 찾는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