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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Nov 09. 2021

무례함에 대한 소고

매일한장 프로젝트


마치, 시간에 도장을 찍듯,

비바람이 불어, 다롱다롱 겨우 붙어있던 가을잎들이 후드드득, 떨어졌다. 

모름지기, 색에 물기가 닿으면 더 짙어지는 법,

온통 환락적이다 이눔의 가을색.

산 안으로 출근길에 알록달록한 나뭇잎이 그분, 클림트의 나뭇잎바닥이 온통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아무리 그래도

실제가 더 환락적이다.  언어나 그림으로 표현도 안될 지경이다.

.

흐악, 심장이 욱신. 앗! 가을이구나 싶은 영상 4도,

고지400인 직장에 달하니, 어머 눈! 

.


직장을 얻어 십여년만에 일을 시작한지 8개월,

일이 즐거워서 이게 천상, 나의 직업인가 싶다가

시간내어 뭔가 끄적거리며 그림을 그리면서 이눔의 돈이 뭐냐, 직업이 뭐냐

그러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중이다.  


.


내가 대학원에 다닐때, 나의 고매한 품성에 위배되는 어떤 한 아이랑 다투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아주 무심하고, 용서못할 관계를 맺는, 그런 모진 일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에효,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막심인데, 


오늘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학예사 하나가 오늘 출근하여 쓰레기치우는 당번인가본데, 쓰레기통에 담긴 플라스틱물병하나를 꺼내어 내 책상에 툭 던지면서 "이건 분리하세요."라고 말을 했는데, 그 후로 세시간가량 울그락푸르락하며 흥분을 (혼자) 감추지못하였다. 당연히 재활용 습관이 몸에 장착된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 것이라는 점이었는데, 나의 핏대가 솟게 한 지점은 '그녀의 무례함'이었다. 


누가 이걸 이따위로 버렸는가로 십분가량 설왕설래하다가, 갑자기

어휴, 이걸 누가 했느냐를 따지는게 무슨 소용인가 하였다. 뭐, 우리중의 한명이 아닌거 같긴 하고, 그녀의 무례함을 따지고 들기엔 내가 너무 노쇠!했고, 별로 싸우기도 싫었다. 무례함은 그녀의 몫이지, 내가 따지고 들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 또 그래서 내 기분을 망치기도 싫었으니까.


(말하자면, 넌 그렇게 욕먹고 살아라.. 뭐 그런 생각이...)

오늘의 깨달음, 아, 나는 무례함을 못견디는구나... 생각해보니 대학원 때 다투었던 그 아이에게 진절머리 쳤던 그 지점이 바로 그녀의 무례함이었던 듯. 살아오며 가끔, 수차례 과하게 다툼이 일었던 그 지점은 '무례함의 대면'이었던 시간들이었다.  나이의 많고 적음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으아 난 정말, 무례한 인간들이 싫다. 꺼져라. 제발. 


아, 오늘의 감사함은 '통장'의 반짝임이다. 땡큐. 일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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