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할 사람은 없고, 사과받을 준비만 되어 있었다
사과는 없었다.
이후 센터에서는 중재 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그 자리에 돌보미와 보호자가 함께 왔다.
나와 남편도 참석했다.
나는 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영상 중 하나를 보여주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 아이가 요구르트를 먹다가 흘렸고,
돌보미는 아이의 어깨를 강하게 때리며
윽박지르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 장면을 본 보호자는 말했다.
“아니, 이게 학대라고요?
이게 아동학대면 세상 사람들이 다 학대범이겠네.
더 볼 것도 없네요. 가자.”
그 말에 센터장이 말했다.
“앉으세요. 이보다 더 심한 장면도 있습니다.”
그제야 보호자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사과하러 오신 게 아니라,
확인하러 오신 거군요.
선생님, 저희한테 하실 말 없으신가요?”
돌보미는 짧게 대답했다.
“없습니다. 전 그런 적 없습니다.”
“아이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신 건요?”
“전 원래 목소리가 큽니다.
그리고 그건 귀여워서 토닥거린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속에서 뭔가가 무너졌다.
“그게 귀여워서 토닥거린 거라면
왜 부모인 저희 앞에선 안 그러셨어요?
왜 항상 저희가 없을 때만 그런 행동을 하셨죠?”
그제야 돌아온 대답은 더 기가 막혔다.
“부모님 앞에서 제가 어떻게 그래요…”
잠시라도 그 사람을
용서하려 했던 나 자신이 수치스러웠다.
사과할 사람은 없었다.
사과받을 준비만 되어 있는 사람만 있었다.
분노가 끓어올랐다.
나는 말했다.
“선생님, 저는 신고의무자입니다.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신고했습니다.
선생님이 학대가 아니라고 하시는 부분,
법이 판단하겠죠.
저 역시 제가 본 사실을 최선을 다해 증명하겠습니다.”
그렇게 자리를 나섰다.
상대방은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아이의 일에 관련한 고민 내용이었다
댓글이 달렸다.
> “그러게 왜 아이를 그렇게 어린 나이에 맡겨?”
“본인이 봤어야지.”
“결국 엄마 탓 아냐?”
"혹시 돈을 바라는거 아니냐?"등
상처를 어루만지는 댓글들도 있었지만,
상처를 후벼파는 댓글들도 있었다.
나는 곧 글을 삭제했다.
운영 중인 가게와 내가 근무 중인 어린이집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정될까 두려웠다.
내 아이의 고통,
나의 분노와 후회,
그 모든 게 돈 때문이라는 말로 퉁쳐졌다.
과민반응이라는 말들로 퉁쳐 졌다.
그래서 결심했다.
변호사 없이, 내가 직접 증명해 내겠다고.
나는 아동학을 배운 사람이고,
유아교육을 배우고 있는 사람이며,
그보다도 학대의 피해자였다.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방임까지 겪어온 나는
아이의 눈빛만 봐도 어떤 마음이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누구보다,
내 아이의 고통을 가장 정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내 아이를 위해,
또 그날들에 멈춰있는 나 자신을 위해
끝까지 싸워보기로 했다.
※ 이 글은 실제 경험에 기반하여 작성된 회고 에세이로,
개인적인 관점과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명을 포함한 특정 단체나 인물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비방할 의도는 전혀 없으며, 모든 내용은
공익적 목적과 개인적 치유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