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을 쓰지 못하는 많은 날만큼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팀장님의 퇴사 이후 벌써 4개월째 나는 팀장대행을 하고 있었으나, 회사에서는 얘기했던 승진과 연봉 협상은 어느새 쏙 들어갔고 복지를 비롯한 부분에서도 팀원들을 후두려 패고(?) 있었다.
화가 잔뜩 났던 나는 환승 이직을 위해 면접을 보았고 K계열사의 회사에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하였다. 같은 직급이지만 연봉도 좀 더 높았고 복지도 훨씬 괜찮았다. 그러나 내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그동안 나와 함께 고생하며 따라줬던 팀원과 열심히 나를 격려해주시며 도와주시려던 본부장님이었다.
회사는 상반기 큰 프로젝트를 끝내기로 예정되어있어, 현재 내가 빠지면 그 고통을 남겨진 본부장님과 팀원들이 해야만 했다. 고민을 하던 나는 본부장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면담하였고, 결국 회사에 남아 이 프로젝트까지만 마무리 짓기로 하였다.
허나, 이미 구겨진 이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펼친다고 구김이 사라질 리 없고, 헌 종이가 새 종이가 될 리도 없다. 사람 간의 신뢰가 이러하다. 한번 그릇된 관계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돌이킬 수 없다. 그러기에 더 많은 관계를 맺을수록 항상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사람에게 구겨진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도 않는다. 차라리 어떠한 일이 문제가 생긴다면 해결하면 될 것을, 마음이 받은 상처는 말 백 마디 한다고 쉽게 나을 수 없다. 그러니 말 백 마디로 나을 수 없는 상처를 줄 바에야 말 한마디 소중히 하여 관계를 아끼는 편이 훨씬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