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내게 삶의 미련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미쁜 편지 # 12
나의 -
그대는 내게 삶의 미련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유독 찬바람이 많이 불고
거센 비바람이 내리치던 나의 인생에서
그대는 나와 함께 겨울을 나고
또 나와 함께 그 비바람을 견뎌줄 수 있나요?
나는 앞으로 걸으면서도
뒤로 돌아 과거에 남긴 발자국들을 보며 걷는데
그대는 내 몸을 돌려 눈이 부신 해를 바라보며
걷게 해 줄 수 있나요?
뚝뚝 흘린 피눈물을 마저 다 닦지 못해
마르지 못한 붉은 소매는
행여 남들에게 들킬까 봐 두렵기만 한데
그대는 그 소매를 걷어줄 수 있나요?
내가 그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두렵고 답답한 일인지
아마도 모르겠죠. 그리고 몰라야만 하겠죠.
나의 -
그대는 내게 삶의 미련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내가 죽음의 안식을 바라며 잠이 들 때
그대는 잠든 나의 곁에서
나의 행복을 바라 줄 수 있는 사람인가요?
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