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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이로 May 22. 2021

그대는 내게 삶의 미련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미쁜 편지 # 12

나의 -

그대는 내게 삶의 미련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유독 찬바람이 많이 불고

거센 비바람이 내리치던 나의 인생에서

그대는 나와 함께 겨울을 나고

또 나와 함께 그 비바람을 견뎌줄 수 있나요?


나는 앞으로 걸으면서도

뒤로 돌아 과거에 남긴 발자국들을 보며 걷는데

그대는 내 몸을 돌려 눈이 부신 해를 바라보며

걷게 해 줄 수 있나요?


뚝뚝 흘린 피눈물을 마저 다 닦지 못해

마르지 못한 붉은 소매는

행여 남들에게 들킬까 봐 두렵기만 한데

그대는 그 소매를 걷어줄 수 있나요?


내가 그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두렵고 답답한 일인지

아마도 모르겠죠. 그리고 몰라야만 하겠죠.


나의 -

그대는 내게 삶의 미련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내가 죽음의 안식을 바라며 잠이 들 때

그대는 잠든 나의 곁에서

나의 행복을 바라 줄 수 있는 사람인가요?


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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