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지금의 회사에서 일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나름대로 꽤나 노력하고 애써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실패'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다가왔었다. 또한 회사에서 내게 주는 신뢰를 저버리는 실수를 한 건 아닐까 매일 불안하고 우울했다. 회사에서는 밥도 넘어가질 않아 퇴근하고 나서야 하루에 한 끼를 겨우 먹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B는 구김살이 없다. 참으로 부지런하고 낙천적인 사람이다.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나 매일 운동을 가고, 어떠한 나쁜 일에도 큰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우울한 마음에 퇴근 후 B의 집으로 가 간단하게 술을 한 잔 하며 상황을 말했다. 묵묵히 듣던 B가 조심스러우면서도 강하게 말했다.
"내 생각은 그래. 어느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어. 우리는 사람이니까.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두 번 실수 안 하면 되는 거거든. 그리고 내가 봤을 때 너는 정이 너무 많아. 물론 잘못된 건 아니지만, 네가 준 만큼 모든 사람들이 그걸 100% 다 받아들이진 않아. 그럴 땐 그냥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면서 넘어가면 돼."
그 순간 내게는 '그럴 수도 있지'가 참 마법 같은 말이었다. 모든 말과 행동에는 물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인지라 일에 있어서 실수도 하고,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내가 그 사람에게 정을 이만큼 준다고 한들 그 사람이 그걸 전부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혹은 반대로 내가 준 정을 고맙게 생각해 더 크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그런 일도 있고, 그런 관계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 하루에도 우리는 살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몇 천 번의 클릭을 하고 몇 만 번의 단어를 내뱉는다.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이 나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기적이지,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을 너무 쉽게 간과한다. 자꾸만 실수에 대해 불안해하고 곱씹어 생각하게 된다.
그럴 땐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어보자.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 그 모든 상황을 인정해버리자. 그리고 우리는 다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몇 번을 무너지고 넘어지면서 다시 그러지 않도록, 실수는 줄이고 상대방 마음의 무게를 인정하면서. 우리는 어차피 장거리 경주를 하고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