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건강세 (Health tax)
건강한 식탁을 위한 정부의 개입, 건강세 도입.
과연 옳은 방향일까요? 전 세계적인 논쟁 속에서 우리 지갑과 식탁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봅시다.
건강세(Health Tax)란 담배, 술 같은 기호 식품뿐만 아니라 설탕, 지방, 나트륨 함량이 높은 국민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특정 식품에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도입 배경에는 비만, 당뇨병과 같은 만성 비전염성 질환의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건강세의 도입은 이론적으로 단순히 세수 확보를 넘어,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를 억제하고, 기업의 자발적인 성분 개선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공공 보건을 증진하기 위한 예방적 차원의 정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건강세 부담금 순위를 보자면, 담배 61.6%, 주류 30,2%, 탄산음료 22.8%로 보고되었습니다.
건강세는 과세 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됩니다. 음식에 붙는 건강세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1) 설탕세 (Sugar Tax): 보통 가당 음료에 부과되며 가장 보편적으로 도입된 형태입니다.
2) 지방세 (Fat Tax):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이 높은 식품에 부과됩니다.
3) 소금세 (Salt Tax):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에 부과됩니다.
4) 카페인세 (Caffeine Tax): 에너지 음료와 같이 고카페인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5) 초가공식품세 (Ultra-processed food Tax): 특정 성분이 아닌 가공 정도가 높은 식품 전반에 부과됩니다.
1) 유럽
➀ 설탕세
∙프랑스 (2012): 가당 음료 및 인공 감미료 함유 음료에 세금을 도입했습니다. 영국과 다르게 무알코올 음료는 양에 관계없이 세금이 부과됩니다. 2018년에는 설탕뿐만 아니라 인공 감미료를 함유한 음료에 대한 세금도 재조성하였습니다.
∙벨기에 (2015):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를 첨가한 광범위한 청량음료 (무알콜 소다, 설탕이 첨가된 미네랄워터)에 리터당 €0.1192, 향이 첨가된 물에는 리터당 €0.0474을 부과시킵니다. 단, 100% 과일 및 야채 주스와 유제품 및 우유 대체품은 제외입니다.
∙포르투갈 (2017): 2017년에 도입되었으나 2019년부터 등급 시스템을 업데이트하여 설탕 함량 기준을 4단계로 나누었습니다. < 100mL당 25g인 경우 €0.01, 25–49g은 €0.06, 50–79g은 €0.08, ≥ 80g인 경우 €0.20입니다.
∙ 영국 (2018): 음료의 설탕 함량에 따라 세율을 다르게 부과하는 단계별(Tiered) 세금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100mL당 설탕 5g 이상은 20%, 8g 이상은 24%를 부과하여 제조업체가 자발적으로 설탕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관련 품목 판매량 감소를 촉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냈습니다.
∙ 아일랜드 (2018): 영국과 마찬가지로 단계별 세금 구조를 시행합니다. 100mL당 설탕이 5~8g 함유된 음료의 경우 약 €0.1626, 8g 이상 함유된 음료의 경우 약 €0.2439입니다. 2019년에는 특정 식물성 단백질 음료와 유지방 음료로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 네덜란드 (2024): 벨기에와 다르게 탄산음료, 과일 주스, 식물성 우유, 청량음료를 포함한 거의 모든 무알코올 음료에 당 함량과 관계없이 100mL당 €0.2613 정액 소비세를 부과합니다. 단, 생수는 세금이 면제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이탈리아에서 시행 중이거나 2026년까지 도입 예정입니다.
➁ 지방세
∙ 덴마크 (2011): 세계 최초로 포화지방 2.3% 이상 함유 식품에 세금을 부과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키고 폐지되었습니다. 이 세금은 소비자의 불만과, 국경 간 쇼핑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➂ 소금세
∙ 헝가리 (2011): 소금 함량이 높은 간식과 조미료에 공중보건세를 부과합니다. 스낵의 경우 제품 100g당 소금 함량이 1g 초과 시 세금을 부가하고 조미료는 5g을 초과하면 kg 당 250 HUF 고정 세율을 부과합니다.
∙ 포르투갈 (2018): 특정 포장 고염 식품(감자칩, 시리얼, 크래커 등)에 부과되며 100g당 소금 함량이 1g 이상이면 kg 당 €0.80이 부과됩니다.
2) 아시아
➀ 설탕세
∙ 싱가포르 (2019): 아시아 최초로 Nutri-grade 라벨링 시스템과 함께 고당 음료에 대한 세금과 판매 금지를 시행했습니다. 음료에 4단계 등급을 매겨 설탕 함량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고 D등급 음료는 광고를 금지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펼칩니다.
∙ 필리핀 (2018): 설탕이 첨가된 음료에 설탕 함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합니다.
∙ 태국 (2025): 가장 최근인 2025년 4월 1일 시작되었습니다.
➁ 지방세
∙ 인도 케릴라 주 (2016): 비만세를 도입하여 패스트푸드에 세금을 부과했으나 논란에 따라 1년 만에 중단되었습니다.
➂ 소금세
∙ 태국 (2025): 2025년 중 간식과 인스턴트 라면의 나트륨 소비를 줄이기 위해 단계별 세율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2026년 중 설탕, 소금, 지방 관련 세금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3) 미주
➀ 설탕세
∙ 미국: 연방 차원의 건강세는 없지만 각 주 단위에서 독자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2014)는 미국 최초로 설탕세를 도입하였으며,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 (2017)는 설탕뿐만 아니라 인공 감미료에도 세금을 부과해 논란이 되었지만 세수 전액을 유아원 교육 프로그램에 사용해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반면, 뉴욕시는 블룸버그 시장이 대용량 가당 음료 판매를 전면 금지하려 했으나 시민들의 반발과 법원에서의 과도한 정부 규제라는 판결 하에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 캐나다: 주 차원에서 설탕세 도입이 논의되고 있으며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 (2022)에서 캐나다 최초로 설탕세를 시행했습니다.
∙ 멕시코 (2014): 100mL 당 1페소 정액세를 부과하여 시행 직후 몇 년 동안 가당 음료 판매율이 37%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다만, 소비자가 세금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➁ 초가공식품세
∙ 콜롬비아 (2023): 정크푸드법을 통해 초가공식품(가공육, 사탕, 젤리, 시리얼, 잼, 조미료 등)에 10%까지 건강세를 부과하였습니다. 2025년에는 20%까지 인상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초가공식품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논란은 아직 존재합니다.
1) 성공적 사례 특징
➀ 단계별 세금 제도: 영국처럼 설탕 함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식은 제조업체가 성분을 개선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습니다.➁ 명확한 목적과 재투자: 세금을 통해 얻을 수입을 필라델피아처럼 아동 프로그램에 투자하거나 건강 증진 혹은 의료비 지원에 재투자한다면 공감대를 얻기 쉬울 것입니다.➂ 건강한 대안책 제시: 단순히 가격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저당 및 저지방, 올가닉 제품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추거나 보조 지원을 하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건강한 식품 선택에 대한 교육 및 정보를 제공하여 긍정적 변화 유도가 필요합니다.
2) 논란 및 실패 사례 특징
➀ 정액세 부과: 덴마크의 지방세처럼 성분 개선의 인센티브 없이 일괄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은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반감을 살 수 있습니다.➁ 불투명한 세수 사용: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불분명하면 시민들로부터 불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➂ 대중 수용성 부족: 저소득층이 주로 먹는 식품에 대한 세금 부과를 함에 따라 저소득층 부담 가중 우려, 소비자의 건강세 인식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 원인에 대한 불분명한 파악, 개인의 식습관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한 반발 같은 사유들은 이후 정책의 지속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21년 설탕세 도입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 물가 상승 우려, 그리고 산업계 반발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사회에 도입은 자극적인 배달음식 소비의 증가, 빠른 외식 트렌드의 변화 등 경제, 문화적 맥락에 의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건강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입니다. 특히 EU 차원에서 회원국 간 세금 제도를 조화롭게 통화하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세금 납세의 부담만 높이는 것은 아닙니다. 유기농 식품 보조금과 같은 지원을 통해 소비를 장려하려는 정책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비만, 당뇨병 등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줄이고자 다양한 정부의 개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정당성의 여부는 나뉘고 있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건강세 도입 자체가 현세대의 중요한 사회적 실험이 되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Reference
European Commission, Taxation and Customs Union. (2025, May 16). Study on health taxes from an EU perspective. European Commission. https://taxation-customs.ec.europa.eu/news/study-health-taxes-eu-perspective-2025-05-16_en
EuroTax. (2025, September 4). Sugar taxes in the European Union. EuroTax. https://www.eurotax.fr/en/sugar-taxes-in-the-european-union/
Vellinga, R., Steenbergen, E., Nawijn, E., & van Bakel, M. (2020). Suikertaks: een vergelijking tussen drie Europese landen: Kenmerken en effecten van een belasting op suikerhoudende dranken, met overwegingen voor Nederland.
World Health Organization. (n.d.). Health taxes. World Health Organization. Retrieved September 16, 2025, from https://www.who.int/data/gho/data/themes/health-tax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