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소중한 여자 동료들과의 즐거운 추억
새로 들어간 회사
지난 글 <남초 회사 초년차의 덕목이란>에서 말한 대로 힘들지만 찬란했던 대학 졸업 후의 2년이 지나갔고, 나는 3개월의 휴식을 가지고 다른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새로 들어가게 된 회사는 전 직장 동료분이 소개해준 곳으로 KT 출신 개발자 분이 대표님으로 계신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KT 관련 프로젝트를 주로 했었고, 그때 내가 맡은 건 114 DB를 콘텐츠로 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팀에서 개발자였다.
Drop table! 그리고 Commit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열심히 개발을 하고, 깐깐하게 저장하는 습관으로 query를 별도 메모장에 작업하고 작업을 했는데, 나의 query에 감탄하면서 완벽해!!! 하면서 drop table을 하고 commit을 했다.
아니 그런데,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버렸으나, commit을 해버렸기에 rollback을 할 수 없는 상태, 즉, 이미 난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상태였다.
이렇게 데이터는 날아갔고... 개발 3년 차인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고, 정신이 나가버린 나에게 그 당시 팀장님이 하나하나 같이 새벽까지 기존 데이터 기준으로 복구를 도와주셨다.
하.... 그때의 아찔함은 지금도 생각날 정도...
복구는 80% 정도 되었고, 다행히 프린트해 놓았던 매출 장부 기준으로 복구해서 전체적으로 매출 데이터는 틀리지 않았다. (팀장님 감사합니다. 흑!!)
여자들 속의 나
두 번째 회사는 80-120 명 정도의 규모의 회사로 여자들도 많았다. 남초회사에서 00군으로 지내다가 갑자기 많아진 여자 동료들에 적응하기가 쉬운 건 아니었지만, 나는 여중 - 여고 - 여대를 졸업한 사람 아니었겠나!
여자들의 세심함과 예민함 그 중간에서 타협하는 것, 그리고 질투가 나지만, 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속에서 지내는 건 매우 힘들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는 나였다. 그래서 새 직장에서도 그다지 큰 기대를 하고 출근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든다.
사실 여자 동료/후배는 지금도 제일 어렵다.
차라리 여자 선배나 남자 직장동료가 훠~~~~얼씬 편한 나다.
다가오지 말아줄래....!!!
서부 개척자에서 이제는 여자 동료가 되어라!
하지만, 이전글 <남초 회사 초년차의 덕목이란>에서 말한 대로 개발자는 나 빼고 모두 남자들 뿐인 상태에서 점심시간이나 워크숍에서는 우유팩차기나 족구를 하고, 바닥에 랜선을 깔고, 파티션을 만들고, 손수 정수기 물통을 갈던 척박한 미서부 황야 개척 시대의 여장부 같던 나에게는 뭔가 다른 캐릭터가 필요한 소프트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금까지 친구가 되어 준 회사 절친 언니들
내 또래의 여자 선/후배/동료들과 지내는 부분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또래 여자들과 지내는 소소함은 매우 좋았다.
그 소소하지만 즐거웠던 경험들을 나열해 보면 이렇다.
회사에서 부아가 치밀거나 짜증이 날 때 메신저로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하고 바로 같이 팔짱 끼고 커피 마시러 갈 여자 동료가 있다는 것은 은근 회사 생활에 힐링을 주었다!!
집에서 싸 온 별 것 없는 반찬을 나누어 가며 하하 호호 웃으면서 맛있게 먹던 점심시간은 왜 그렇게 즐겁고 재밌었는지...
회사 앞 헬스장에 추천 할인받아 등록한 다음, 업무 끝나고 GX운동 재미있게 하고 같이 샤워하고, 같이 맛있는 야식 먹으러 가서 그다지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으나, 즐거움과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해소 목적은 완전히 이루었던 기억도 있고!!!
영어에 관심이 많아서 혼자 미드 들으면서 출퇴근하던 내가 이것도 같이 나눠야 한다면서 사내에 영어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고, 미드 대본을 프린트해서 주요 단어에 빈칸을 손수 만들어서 그다지 관심 없어하는 언니들에게 강제로 주입시켰던 기억도 있으며!
학교에서도 문학 동아리여서 그랬는지 회사에도 독서 동호회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하나 만든
<책과 함께라면>이라는 사내 독서 동호회를 만들어서 활동했던 기억도 난다!
이때 친해진 언니들은 지금까지 참으로 소중한 인연으로 남아있다.
아무래도 요즘에는 직장에서의 친구는 없다란 요즘의 나의 모토에 비추어 볼 때 사회 초년생일 때 가능했던 인간관계였던 것 같다.
지금은 그때처럼 내밀하게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동료를 찾기란
매우 어려운 시절이다.
다음 글은 새로운 프로젝트로 파견을 나가게 되며 맡게 된 최초의 기획 업무에 대한 이야기와
3번째 회사인 게임 회사로 이직하면서 처음으로 월급을 밀려보고, 경리가 회사를 안 나올 때는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을 체험 한 나의 경험담을 글로 써보겠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