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료 멘토링을 더 선호하는 이유 : 지불가치와 기대심리
질문을 떠나 어떤 경우에도 0순위 빌런일 테지. 물론 극극소수다.
어떤 성향인지에 대해 오히려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나름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생겼다. 하지만 끝내 내심 지지만을 원했던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이런저런 우려스러운 점에 대해 언급해 줘도 자꾸만 반사되기 일쑤였다. 이럴 땐 지불가치에 호응을 하고자 서비스 정신으로 적당히 달래는 게 맞는지, 그래도 최대한 설득을 시도하는 게 맞는지 정말 헷갈렸고 쉽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답정너'다. 설령 맞는 이야기를 해주어도 이 경우에는 소용이 없더라.
1번과 유사성이 있지만 목표가 다르다. 이미 많은 멘토링을 해와서 나름 방향성도 필요한 것도 챙긴 상태인 경우 멘토의 역량을 시험하듯 임하는 것 같아 보이는 유형이 간혹 있었다. 이 경우 다른 멘토와의 답변과 충돌이 일어날 경우의 고통을 고스란히 호소한다. 이런 게 발견이 되고 내 나름 여러 가능성을 다 알려주어 스스로 물고기를 잡도록 유도하면 다행이다. 그런데 간혹 계속 충돌이 발생한 그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 입장에서 보자면, 많이들 호응해 준 검증된 이야기에서도 시원찮은 이해를 한 경우랄까.
2번의 연장선 상이다. 주로 포트폴리오 리뷰 때 볼 수 있는 유형이다. 나는 거의 대부분의 멘토링에서 국소적인 이야기는 해주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작은 부분을 갖고 대화가 오가게 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이럴 때면 기다렸단 듯이 다양한 질문이 이어진다. 여기까진 좋다. 자세히 많은 양의 이야기를 해주다 보면, 사실 듣는 사람 입장에선 용량 초과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답 아닌 답을 줄줄이 읊어 주기를 기다리듯 묻기만 하는 경우는 적극적으로 도와주기가 참 곤란하다.
그래도 어떤 게 낫겠냐며 답을 내주길 원하는 경우엔 나름 많은 이야기를 통해 최대한 맞춤답변을 한다고는 하지만 뒤끝이 개운할 수 없었다. 결국 나의 흑역사를 들려주며 생각에 도움을 주고자 유도해 보지만, 지불가치가 답을 대신 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라면 모든 것이 속수무책이 되곤 했다. 게다가 멘토링 이후 아무런 피드백조차 남기지 않기라도 하면, 그 상황에 대해서 나 역시 회고의 여지조차 없다 보니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단 몇십 분 정도의 이야기로 그 사람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종용하는 게 과연 옳았을까 싶다.
가장 큰 문제는 거래를 통해 멘토링을 할 때 일어난다. 아무리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도 때론 난처해질 수 있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지불가치에 호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종류의 멘토링을 해봤지만 비용 지불 시 무언의 압박, 돈값을 해달라는 느낌을 외면하기 힘든 경우가 가끔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경우는 멘티 스스로가 지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1-3번에 대한 많은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마치 1:1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준 것과 다름없는 상황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럼 좋은 거 아닌가 싶겠지만, 자칫 ’이것도 못 넣어?‘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