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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승용 uxdragon Oct 07. 2021

바디프로필을 준비할 때 힘든 3가지 것들

운동하는 디자이너의 바디프로필 준비기


바디프로필을 준비한 지 벌써 3달이 흘렀다. 기존 3달에서 4달로 연장했다. 중간에 도저히 운동량을 소화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 시간이 지나 어느덧 바디프로필 촬영까지 1달이 남았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도 특히 힘든 세 가지를 뽑아보았다. 첫째, 운동량을 소화하기가 힘들다. 둘째, 식단 조절이 힘들다. 셋째, 멘탈 관리가 힘들다.


그중 첫 번째 부분인 '운동량'은 아직도 정말 힘들긴 하지만 어떻게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진행 중이다. 매주 PT를 받을 때 힘든 동작을 쉬지 않고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때 동작을 중간에 포기할 수 없어 나 스스로 싸대기도 때려보고 악도 질러보면서 버텼다. 신기한 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어떻게든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여유 시간을 쪼개 어떻게 어떻게 꾸역꾸역 진행 중에 있다. 매일 해야 하는 러닝 루틴이 있다. 비가 오는 날에도 탄천에서 러닝을 해야 했다. 그날 탄천에는 나밖에 없었다. 외로웠다. 그래도 해야 했다.


두 번째 부분인 '식단'도 처음부터 잘 되진 않았다.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을 수 없는 음식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했다. 모든 음식의 칼로리를 분석했다. 편의점에서 먹을 수 없는 음식만 하염없이 바라본 적도 있었다. 길을 가다가 치킨 냄새나 빵 냄새가 날 때 소위 '현타'가 왔다. 식단 조절은 어떨 땐 잘 되다가도 어떨 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지인과의 식사 약속이 생길 수밖에 없다. 누군가와의 관계는 유지해야겠고, 내 고집만 부릴 수는 없었다. 나 스스로도 '이 정도는 괜찮아'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며 이내 식단이 들쑥날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치가 처음에는 괜찮다가 이내 악화되었다. 너무나도 속상했다. 수치는 정직하기에 괜찮을 거라고 여유를 부린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이제 다시 각 잡고 다시 제대로 식단관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멘탈'적인 부분은 너무나도 어렵다. 주변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왜 그렇게 힘든 걸 사서 고생하냐고, 걱정된다고, 몸 상한다고, 너무 말라 보인다고 더 쩌야 될 것 같다고. 물론 내가 진심으로 걱정되어서 하는 이야기겠지만,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내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내 노력은 보이지도 않는 건가?’ 그런 생각에 주변의 사소한 말 하나하나에 짜증이 났다. 그냥 툭 건드리기만 해도 화가 났다. 그리고 일상에서 제대로 퍼포먼스를 낼 수 없는 상황 있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기본 퍼포먼스가 있는데도, 그 퍼포먼스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자괴감이 들었다. 이걸 내가 왜 사서 고생하나 싶었다.


어쨌거나 시간은 지나고 결국 촬영일은 온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면서, 혼자 탄천을 뛰며, 덤벨 한 개 더 치겠다고 악을 쓰는 와중에도 너무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 했다. ‘오늘 운동을 하지 말까?’라는 생각은 지금도 든다. (실제로 아직 오늘 운동이 끝나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결과물은 그저 결과물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결과가 잘 나오든 잘 나오지 않든 결과물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 힘든 과정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도전을 시작하면서 쉬운 도전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힘든 도전이었으면 사실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지금도 충분히 힘들지만 말이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한다는 것은 곧 인내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몸소 경험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면에서 이 경험은 나 스스로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오늘을 버티어냈고, 그렇게 내일도 버티어낼 것이다. 이미 탈탈 털려버린 멘탈을 부여잡고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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