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생각
2020년 1월 10일
주임님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올해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었다. 우선 나는 올해 초에 너무 많은 일을 벌여놨다고 말했다. 수영대회에, 맨몸 운동에, HCI학회 참가에, 독서모임에... 그런 이야기를 하며 초조하다고 했다. 올해로 38세, 이제 곧 40이 다 되어가는데 이룬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이야기는 대강 마무리되었다.
시간이 지나 문득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나 곱씹어보았다.
나는 6살 때 놀다가 주유소 기름 트럭에 깔려 머리를 꿰맨 적이 있다. 병원에 꽤 오래 있었다. 말 그대로 죽을 뻔했다. 인생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후회했다. 왜 나는 그때 죽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야만 하는가. 왜 인생은 이렇게 힘들기만 한 것일까.
어느 순간 내 인생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인생을 살 거 후회 없이 살자고. 당장 내일 생을 마감한다 하더라도 정말 아깝지 않게 살아가자고. 그 이후부터 잘하던 잘하지 못하던 노력하는 습관을 들였다. 나는 남들보다 썩 똑똑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냥 꾸준히 했다. 될 때까지 이를 악물고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안되던 게 되어있는 걸 발견했다. 기뻤다. 그렇게 노력하는 인생을 살아갔다.
노력과 열정은 무한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래도 해야만 했다. 그게 속 시원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나는 정말 그동안 이룬 게 없는 것인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원하는 내 인생의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당장 내가 할 수 있는걸 꾹꾹 눌러 담아 정성스레 할 뿐이다.
분명히 덜 노력하겠다고 했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