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Retrospective
어느덧 올 한 해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9 년도에 있었던 일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 위주로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2016년부터 시작한 수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실력이 많이 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실력도 잘 늘지 않고 컨디션이 좋지도 않아서 슬럼프를 겪었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집중해서 해야겠다.
작년 말부터 시작한 맨몸 운동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작년에 최소 일 년은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 목표를 이뤄 뿌듯하다. 운동을 정말 하기 싫은 날이 있었다. 몸이 안 좋고, 피곤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있었다. 감기에 걸린 어느 날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운동을 했다. 어찌어찌 운동을 다 하긴 했다. 샤워를 하러 샤워부스에 들어간 뒤 어지러워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올해 여름에 올림픽공원에서 ‘데스런 어스’라는 행사에 참여했다. 다 같이 모여서 맨몸 운동을 하는 행사였는데, 그 행사에 참여해서 동기 부여가 되는 이야기도 듣고 재미있게 운동해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목숨 걸고 운동을 해라.’ ‘행복해지기 위해서 운동해라.’라는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경대 강의를 해버렸다. 정말 올해는 강의를 하지 않으려고 다짐했던 터였다. 어찌어찌해서 강의를 하게 된 차. 정말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후회 없이 강의했다. 정말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매년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하지만 매번 새롭다. 그 이유는 학생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재미있게, 어떤 때는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 덕분에 수업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조 작업이 쉽지 않았을 텐데 으쌰 으쌰 하면서 좋은 작품 만들어낸 한경대 학생들에게 고맙기도 했다. (부디 좋은 회사 취업되길...)
한 직장에서 10년을 일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오래 다니기만 한 것으로 생색내고 싶진 않았다. 한 회사에 너무 오래 있는 것도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 선택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주어진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업무적인 변화로 보면 내가 실제로 작업을 하는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일정이나 업무 배분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 시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좋은 기회로 삼성 SDS에서 주최한 동네 디자이너 크-럽 세미나에서 커리어 관련한 발표를 했다. 이 참에 그동안의 10년 동안의 커리어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디자이너는 반드시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때 주춤 하기는 했지만 브런치를 꾸준히 써서 구독자 1,000명을 돌파했다. 글을 쓰고 생각을 공유하고, 그 글을 홍보하며 다시 피드백받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나 스스로도 많이 배운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면 일이 언젠간 끝나 휘발되기 마련인데, 글로 정리하는 순간 그 글이 기록으로 남아 살아 숨 쉬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글을 많이 쓰지는 못했지만 내년에는 좀 더 글을 써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한다.
어느 정도 나 스스로의 루틴이 생겨서 그런진 몰라도 매 년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 작년에 하던 일들을 다소 느리지만 꾸준히 하는 와중에 나 스스로가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내년도 비슷한 양상이지 않을까 싶다. 똑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올해의 나와 내년의 나는 질적으로 달라져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런 고로 올해도 정말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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