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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 George Apr 25. 2023

인간의 심리를 활용한 프로덕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자기확언과 타이핑을 결합한 새로운 행동변화 기술

#Behavior Change #Smartphone Overuse #Intervention Design #Self-Affirmation

위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현대인의 필수이력, 스마트폰 중독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많은 현대인이 잠이 부족하거나[1] 불안을 겪거나[2], 우울함을 느끼거나[3], 집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5]. 2015년 연구에서는 114명을 대상으로 64%의 사람들이 그들의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60%의 사람들이 그들의 휴대폰 사용 습관을 개선하고 싶어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6].


또한, 2016년 시행된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232명 중, 58%의 사람들이 그들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고 싶어하였습니다 [7]. 7년, 8년 전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60% 정도였는데 요즘의 SNS서비스나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더 중독적이게 바뀌었으면 바뀌었지 덜 중독적이진 않을 것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런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 문제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사용자를 제한시키는 새로운 방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효과성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새로운 스마트폰 사용 제한 방식, 타입아웃

본 연구에서는 그 방식을, 타입아웃(TypeOut)이라는 앱을 통해 표현하였습니다. 타입아웃을 사용하기 전에 실험 참가자들은 자신이 가치있다고 믿는 항목들을 7가지의 선택지 중 선택하고 사용을 제한하고 싶은 어플을 설정합니다.


설정 후, 타입아웃(TypeOut)이 작동하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해당 어플을 실행할 때마다 타입아웃(TypeOut) 앱이 켜집니다. 그 후, 그림 1의 중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사용자는 기존에 자신이 가치 있다고 선택한 가치를 기반으로 한 자기확언(Self-Affirmation) 문장 2가지를 다 타이핑 해야만 그림 1의 오른쪽 그림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2가지 문장 중 아래 위치한 문장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자 자신이 생각하는 스마트폰 사용을 그만두었을 때 할 행위를 생각하여 [stay focus]처럼 임의로 적어넣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는 계속 사용(Continue) 또는 그만두기(Return to [sleep early])로 어플을 계속 사용할지 말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림 1. 타입아웃(TypeOut)의 화면들


자기확언과 이중정보처리이론을 통한 제한

그렇다면, “타입아웃의 원리는 무엇일까?” 와 같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기존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절제 시스템이나 어플의 경우 적절한 타이밍(Just-In-Time)에 제한 하지만, 현재 시중의 제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뉠 수 있습니다. 첫째, 사용시간에 대한 알림이나 리마인더를 보내는 방법. 둘째, 그냥 해당 어플의 사용을 막아버리는 방법.


그러나, 두 방법 모두 그다지 매력적인 방법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먼저 알림이나 리마인더를 보내는 방법은 무수히 많은 다른 어플의 알림들에 의해 묻힐 가능성이 크고, 알림을 보더라도 사용자는 이를 가볍게 무시해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용을 무작정 막아버리는 두번째 방법은, 사용자에게 좌절 또는 화를 크게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좋지 않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제공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음에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에 한계가 뚜렷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심리학 이론인 이중정보처리이론(Dual Process Theory)과 자기확언(Self-Affirmation)을 활용하여 극복하려 시도하였습니다. 먼저, 이중정보처리이론(Dual Process Theory)이란, 우리의 의사결정은 시스템 1 혹은 2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시스템1은 충동적이고 즉각적인 절차를 따르고 반대로 시스템 2는 이성적이고 면밀한 그리고 의식적인 절차를 따릅니다. 이는 행동 경제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다니엘 커너먼(Daniel Kahneman)의 책,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에서 기반이 되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잘못된 의사결정은 종종 시스템 2를 통한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본능과 충동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1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휴대폰의 과도한 사용을 이중정보처리이론을 통해 대입시켜 본다면 이는 우리가 시스템 1으로 인한 의사결정(지속적인 휴대폰 사용)에서 벗어나 시스템 2(휴대폰 사용을 그만두고 할 일을 하는 것)로 의사결정 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자기확언(Self-Affirmation)이란 한 개인이 바르다고 생각하고 믿음을 두는 가치에 대한 강화입니다. 이러한 강화는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말하기 혹은 글쓰기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자신이 믿는 가치에 대한 일치성과 도덕성을 지키려는 성향인 자기무결성(self-integrity)이 있습니다. 따라서 스스로에 대한 핵심 가치나 자신이 가진 장점 혹은 가치 있게 여기는 사회적 관계를 상기시켜주는 자기확언(Self-Affirmation)은 자기 무결성(Self-Integrity)에 대한 경계를 무너뜨리고 효과적인 행동변화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자기확언을 이용하면 시스템 1에서 시스템 2로의 전환에 유리하다고 밝혀낸 바 있습니다 [8,9].


타입아웃의 효과를 어떻게 검증하였나

본 연구에서는 이 새로운 휴대폰 사용 제한법을 검증하기 위해 10주간의 현장조사(Field Study)를 진행하였습니다. 10주간의 현장조사에는 새로운 방식인 타입아웃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비교방식 2가지에(그림 3) 대한 측정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총 3가지 방식에 대하여 휴대폰 사용제한에 대한 측정을 진행하였으며 각 방식에 대해 2주간 한 방식에 대해 측정을 마치면 1주간 휴식기간을 가지는 형태였습니다 (그림 2). 또한, 3가지 제한방식의 순서를 랜덤화하여 사용제한 효과에 대한 편견을 방지하기 위해 6가지 그룹(3가지 방식, 3!)으로 참여자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림 2. 현장조사 절차 타임라인


그림 3. 기준점으로 작용할 비교방식 2가지 (왼: 자기확언 컨텐츠를 보여주기만 하는 방식, 오: 무작위로 선별된 숫자를 타이핑 하기만 하는 방식


타입아웃, 정말로 효과적일까? - 객관적 통계

결과를 살펴보니, 3가지 방식 중 타입아웃이 평균 57.2%로 어플 사용 중지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타이핑만 하는 방식이 평균 48.8% 그리고 컨텐츠만 보여주는 방식이 21.3%로 가장 낮았습니다 (그림 4).


또한, 어플의 종류와 제한 방식을 함께 분석해본 결과 인터넷 브라우저 분야의 앱들보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어플들에 대해 타입아웃으로 제한하였을 때, 중지한 비율이 다른 방식들보다 확연히 높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습니다 (그림 5).


소셜 분야의 앱들의 경우 차이는 컸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인터넷 브라우저 어플들은 범용성이 강하고 정보 탐색과 같은 유용한 목적성을 뛸 소지가 더 높기에 엔터테인먼트나 소셜 분야보다 휴대폰 사용을 그만둘 의지가 높기 때문이라고 해석됩니다.

그림 4. 각 제한방식에 대한 어플 사용 중지 비율
그림 5. 어플 카테고리에 따른 어플 사용 중지 비율

어플 실행 빈도와 사용 시간의 경우, 증가와 감소를 수치화하여 알아보기 쉽도록 정규화(normalization)하였으며, 제한 방식이 적용되지 않은 평소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한 방식이 적용된 2주간의 데이터의 비율로 계산하였습니다. 따라서 100보다 낮은 비율은 기준점보다 줄어든 실행 빈도 또는 사용 시간을 의미합니다.


어플 실행 빈도와 사용 시간 모두 타입아웃 방식이 평균 73.2%와 74.6%로 가장 낮았으며 통계적으로 다른 두 가지 방식인 타이핑만 하는 방식과 콘텐츠만 보여주는 방식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음이 검증되었습니다.


타입아웃, 정말로 효과적일까? - 사람들의 이야기

본 연구에서는 타입아웃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참여자들에게 타입아웃을 포함한 세 가지 방식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 효과에 대해 순위를 매겨보라 하였습니다. 주관적인 효과성의 측정에서 가장 놀랄만한 사실은, 같은 수의 사람들이 타입아웃뿐만 아니라, 그냥 타이핑만 하는 방식을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타입아웃 방식이 통계적으로 어플 사용중지, 실행 빈도, 사용 시간의 측면에서 모두 유의미하게 앞서나갔습니다.


인터뷰 결과, 사람들이 타이핑만 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이유가 “가장 짜증나거나 어려워서” 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사람들의 인식과 달리 타이핑만 하는 방식을 사용했을 때 결론적으로 어플 실행 빈도와 사용 시간의 측면에서 수치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림 6,7). 또한, 타이핑만 하는 방식은 참여자들이 실험이 끝난 후 평균적으로 19%나 더 앱을 자주 열며 폭주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림 6. 각 방식에 대한 어플 실행 빈도 (a: 모든 어플, b: 제한 설정을 둔 어플, c: 제한 설정을 두지 않은 어플)
그림 7. 각 방식에 대한 어플 사용 시간 (a: 모든 어플, b: 제한 설정을 둔 어플, c: 제한 설정을 두지 않은 어플)


타입아웃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

타입아웃이 활용한 자기확언(Self-Affirmation)과 자기 무결성(Self-Integrity)과 같은 개념을 통해, 인간은 생각보다 자신이 믿거나 가치를 두는 것 외에 대한 것들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서비스나 프로덕트를 사용자에게 유도할 때는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믿을 수 있도록, 그리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용자의 입장(가치)을(를) 공유하는 혹은 공감하는 태도로서 사용자에게 다가간다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확언과 무결성에 대한 이론은 약속(Commitment)에 대한 개념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약속은 사용자가 가진 믿음이나 선택을 유지하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마이크로한 단위에서 이를 본다면 이미 결정을 내린 사용자는 큰 이변이 있지 않은 이상 그 결정을 고수하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중독적으로 느끼는 일상 속의 서비스들은 대부분 시스템 1을 통해서 우리에게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결정을 하게 한 후, 약속(commitment)을 통해서 이러한 결정을 고수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라는 서비스에서는, 추천된 비디오가 홈 화면에 나타나고 비디오에 이어 다른 비디오가 자동재생으로 진행됩니다. 유튜브 당연하게도 자극적이게 보이고 재미있게 보이는 영상을 우리가 충동적으로 선택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시스템 1).


그 후, 자동재생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인지적 노력을 줄이고 비디오를 재생시킴으로써 이러한 결정을 고수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약속). 자동재생이나 무한 스크롤 메커니즘이 강력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지적 노력이 필요없이 자동 으로 또는 엄지손가락 스크롤 한 번으로 너무나 쉽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사용자들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동재생 기능이 없었다면 평균 유튜브 시청시간은 반으로 줄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타입아웃에 대한 본 연구는 행동변화와 심리학에 기반을 둔 프로덕트의 분명한 이점을 보여줍니다. 행동변화와 관련된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프로덕트를 기획한다면 간단하면서 복잡하지 않은 메커니즘으로도 사용자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참조 문헌   

[1] Liette Lapointe, Camille Boudreau-Pinsonneault, and Isaac Vaghef. 2013. Is smartphone usage truly smart? A qualitative investigation of IT addictive be-haviors. In 2013 46th Hawaii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ystem sciences. IEEE, 1063–1072.

[2] Andree Hartanto and Hwajin Yang. 2016. Is the smartphone a smart choice? The efect of smartphone separation on executive functions. Computers in Human Behavior 64 (2016), 329–336.

[3] Joshua Harwood, Julian J Dooley, Adrian J Scott, and Richard Joiner. 2014. Con-stantly connected–The efects of smart-devices on mental health. Computers in Human Behavior 34 (2014), 267–272.

[4] Richard Emanuel, Rodney Bell, Cedric Cotton, Jamon Craig, Danielle Drummond, Samuel Gibson, Ashley Harris, Marcus Harris, Chelsea Hatcher-Vance, Staci Jones, et al. 2015. The truth about smartphone addiction. College Student Journal 49, 2 (2015), 291–299.

[5] Ulrik Lyngs, Kai Lukof, Petr Slovak, Reuben Binns, Adam Slack, Michael Inzlicht, Max Van Kleek, and Nigel Shadbolt. 2019. Self-Control in Cyberspace: Applying Dual Systems Theory to a Review of Digital Self-Control Tools. In Proceedings of the 2019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CHI ’19).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New York, NY, USA, 1–18. https://doi.org/10.1145/3290605.3300361

[6] Minsam Ko, Subin Yang, Joonwon Lee, Christian Heizmann, Jinyoung Jeong, Uichin Lee, Daehee Shin, Koji Yatani, Junehwa Song, and Kyong-Mee Chung. 2015. NUGU: A Group-based Intervention App for Improving Self-Regulation of Limiting Smartphone Use. (2015), 11.

[7] Abdelkareem Bedri, Richard Li, Malcolm Haynes, Raj Prateek Kosaraju, Ishaan Grover, Temiloluwa Prioleau, Min Yan Beh, Mayank Goel, Thad Starner, and Gregory Abowd.  2017. EarBit: using wearable sensors to detect eating episodes in unconstrained environments.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8] Richard E Petty and John T Cacioppo. 1986. The elaboration likelihood model of persuasion. In Communication and persuasion. Springer, 1–24.

[9] Guido M Van Koningsbruggen, Enny Das, and David R Roskos-Ewoldsen. 2009. How self-afrmation reduces defensive processing of threatening health infor-mation: evidence at the implicit level. Health Psychology 28, 5 (2009),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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