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루틴을 사수하기 위한 몸부림

by UX민수 ㅡ 변민수

출근하지 않는 아침의 무게


알람은 여전히 같은 시간에 울린다. 출근할 곳은 없는데, 몸은 먼저 반응한다. 눈을 뜨는 시각만큼은 아직 회사에 다닐 때의 리듬을 버리지 못한 채다.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생겼지만, 그 자유는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다.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곧, 일어나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몸은 자유로워졌는데, 마음은 오히려 더 무거워졌다.


아침 루틴은 가장 먼저 무너진다. 씻고, 옷을 고르고, 가방을 챙기던 순서가 한 번에 증발한다. 대신 하루는 침대 위에서 시작된다. 휴대폰을 집어 들고 뉴스를 훑고, 메일함을 열어보지만 스팸 외에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없다. 더 이상 나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숫자처럼 또렷하다.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시간은 처음엔 달콤했으나, 곧 무중력처럼 몸을 붙잡지 못한다. 시간은 흐르는데, 방향이 없다.



의미 있는 일보다 의미 있는 하루


그래서 사소한 것들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커피를 내리는 순서, 컵의 위치, 음악을 트는 타이밍 같은 것들. 회사에 다닐 때라면 아무 의미 없었을 행동들이 이제는 하루의 기둥이 된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앞당겨지면 하루가 무너지는 기분이 들고, 음악을 틀지 못한 날은 괜히 저녁이 허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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