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과거와 현재는 미래의 내 스승
좋다는 말은 필연적으로 편향을 일으킨다. 좋다는 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어떤 긍정성이 작용한다. 그러면서도 그 반대는 안 좋은, 나쁜, 후진 등의 의미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좋은’이란 형용사 뒤에 올 단어에 이러한 영향이 늘 신경이 쓰인다. 나는 긍정적 의미만 추출하고 부정적 반쪽의 여지를 두지 않을 장치로써 ‘ㅈㅇ’이라는 식으로 불충분하게 사용할 것이다. 스님 눈에는 스님이, 도둑 눈에는 도둑만 보이는 법이다.
‘ㅈㅇ’ 스승이란 학생과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동시에 그들의 여집합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학생들이 가진 것과 겹치면서도 그들이 미처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고, 그들이 갖지 못한 시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삶의 폭을 넓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것은 때로 고통스럽고 버거운 일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마주해야 하며, 때로는 비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들이 결국 우리의 내면을 풍부하게 만들고, 보다 넓은 시각과 깊이 있는 통찰을 갖춘 스승으로 거듭나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어떤 경험이든 쉬운 길만 걸어온 사람은 타인의 어려움을 깊이 공감하기 어렵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만이 실패의 아픔을 이해하고, 넘어서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한때 고통스러웠던 경험들이 결국 스승으로서 학생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원천이 된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 나중에 교사가 되었을 때,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더 열심히 해라’는 말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세심하게 조언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직장 생활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선배는 후배들에게 단순한 조언을 넘어 실질적인 해결책과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그렇기에 ‘ㅈㅇ’ 스승은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단순히 지식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공감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존재다. 즉, 학생들이 가진 문제와 겹치면서도 그들이 갖지 않은 해법을 제시하는 ‘여집합 같은 스승’이 되는 것이다.
‘ㅈㅇ’ 스승이 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나 지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이며, 관계를 맺는 방식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단순히 한두 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학생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ㅈㅇ’ 스승은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도 배우는 사람이어야 한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보다 넓은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스승이란 단순히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미처 보지 못한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 마치 여집합이 새로운 영역을 포함하는 것처럼, 스승은 학생들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지점을 먼저 경험하고, 그곳에서 길을 밝혀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기쁨을 주는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현재의 나를 만든다. 그리고 언젠가 돌아보았을 때, 과거의 모든 순간이 나를 가르친 스승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훌륭한 스승이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부족함을 알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과거의 경험이 때로는 힘들고 벗어나고 싶은 순간들이었을지라도, 그것들이 쌓여 우리가 더 나은 스승이 되는 바탕이 된다. 그렇기에 미래의 나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지금 이 순간의 경험들이며, 과거는 언제나 미래의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되어 줄 것이다.
이처럼 ‘ㅈㅇ’ 스승은 학생의 일부를 공유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의 여집합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결국, 우리의 과거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는 현재와 많은 부분이 겹치지만, 동시에 지금의 우리가 갖지 못한 통찰과 교훈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과거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길을 밝혀주는 또 다른 스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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