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르타 벤츠 ― 길 위의 증명

* AI로 연출된 이미지입니다.

차고 안에 갇힌 발명품

1886년 1월 29일, 했칼 벤츠는 DRP 37435호로 “Fahrzeug mit Gasmotorenbetrieb” 가스 엔진 구동 차량, 일명 Patent-Motorwagen(페이턴트 모터바겐) 특허를 등록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내연기관 자동차의 등장이다. 하지만 발명과 혁신은 언제나 동의어가 아니다. 발명은 실험실과 차고에서 태어나지만, 혁신은 길 위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일상의 습관 속에서 비로소 인정된다.

칼 벤츠의 모터바겐은 발명품으로는 훌륭했지만, 사회의 시선은 호기심 어린 반응과 기술적 의혹이 공존했다. 사람들은 말 없는 마차를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저걸 누가 타고 다니겠어?”라는 조롱이 뒤따랐고, 거리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했다. 거대한 바퀴와 덜컹거리는 차체, 불규칙한 엔진 소음은 신기하다 못해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칼 벤츠 본인도 이 발명품이 실제로 쓰일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차고 안에서 몇 차례 시연을 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사람들이 이 기계를 왜 써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발명은 존재했지만, ‘경험’은 아직 부재했다. 결국 모터바겐은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차고 안에 고립된 이물질처럼 남아 있었다.

전환: 길 위로 나온 모터바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