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멜리타 벤츠 ― 커피의 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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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기술의 시대

20세기 초, 대부분의 가정에서 커피는 여전히 ‘기계’의 냄새와 함께 시작되었다. 커피를 마시는 과정은 뜨거운 물과 금속망, 혹은 주전자와 함께했다. 사람들은 원두 가루를 곱게 갈아 뜨거운 물에 넣고 우려낸 후, 망이나 천을 이용해 걸러내는 방식으로 커피를 즐겼다. 그러나 이 과정은 늘 용이하지 않았다. 천 필터는 세심하게 씻어야 했고, 세척이 쉽지 않아 잔여 원두 찌꺼기와 불쾌한 냄새가 남았다. 가끔은 커피 찌꺼기가 컵에 남아 입에 들어오기도 했으며, 커피의 맛도 그때마다 들쭉날쭉했다. 증기식 커피메이커는 화려한 상업용 카페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일은 번거로움과 실패의 가능성에 늘 노출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감수했다. 커피를 완벽하게 만들고자 했던 발명가들은 언제나 ‘기계의 성능’에 문제의 원인을 둔다고 생각했다. 더 뜨겁고, 더 빠르며, 더 강력한 압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의 시도는 기계의 완성, 힘의 논리에 기반을 두었을 뿐, 커피를 삶과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시도와는 거리가 있었다.

종이 한 장의 발명

이러한 시대에 멜리타 벤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발상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1873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태어나 상인 가정에서 성장한 멜리타는 특별한 기술자나 과학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일상 속에서 작은 불편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각을 지녀, 커피를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의식으로 여겼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커피 찌꺼기와 천 필터의 오래된 냄새는 그녀의 삶에서 결코 사소하지 않은 불만이었다. 멜리타는 그 불편함의 근원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더 깊은 생활 경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