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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ent Oct 06. 2022

프로덕트 매니저로서의 시작

Introspection

혼란과 격동의 취업

    대학교에서는 국제경영학이라는 특수한 전공을 하면서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수강하다가, 졸업하고 나서는 좋은 기회로 스타트업의 PM으로 뛰어들게 되었어요. 대부분의 동문들이 대기업, 회계법인 등의 방향으로 취업을 준비했던 터라, IT 산업에서 일하는 회사원은 저에게 상상속의 동물 같은 존재였어요.

    주워들은 회사원 이야기는 대부분이 대기업 기준이었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온보딩과 관련 업무 교육을 해줄거라는 매우 안일한(!) 생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됐어요. 하지만 스타트업의 환경은 생각보다 매웠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실무에 투입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으며 사업 기획, 화면 기획, 일정 관리 등등, 온갖 일들을 경험했어요.

    학교에서 많이 배우고 접했던 전통적 기업 중심의 경영학과는 거리가 많이 멀어보였어요. 빅데이터, 퍼포먼스 마케팅 등 실무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건 익히 들었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에 빠져버렸어요. 정확히 내가 하는 일이 도대체 무엇인지 다른 사람에게 쉽사리 설명할 수 없던 부분이 컸었죠. 흐릿한 제 직무적 정체성, PM 업무 체계에 대한 무지, 그저 닥치는 일을 해결하며 심화되는 근시안적인 시각은 날로 갈수록 심화됐습니다.

 


 '이 직무가 나에게 맞지 않는건가?'
'IT에 뛰어들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한 걸까?'

    약 반 년간의 업무를 하면서 회의감이 가장 크게 들었어요. 많은 친구들이 대기업에 재직하고, 전문직이 되고 하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조바심이 났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대기업에 계속 지원하다가,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회사에 합격하여 입사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해당 회사의 산업적 특성상 경직된 문화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결정적으로 성추행과 폭언을 당하는 사건으로 인해 9일만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더라?'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싶었어요. 짧은 시간에 극도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고, 제 자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영화보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대학생 때는 유화 동아리에 들어가기도 했고, 시간이 날 때 혼자 집에서 몇 시간동안 사람 얼굴 그리는 걸 좋아하기도 했어요. 성인이 되어서는 세상의 온갖 소식과 가십들을 찾아보는 걸 좋아하게 돼서, 소셜미디어에서 웹서핑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게 됐습니다. 제 전공인 마케팅, 예술적인 활동,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적절히 짬뽕(?!)한 게 뭘까, 그리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직무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계속 하게 됐습니다.



결국엔 프로덕트 매니저더라!

    돌아와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길 바라고 있어요. 그저 눈에 닥친 일만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프로덕트 매니저로서의 관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하고 있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제 능력을 믿어보자는 거만하고 오만한 생각은 던져버리고, 열정 가득찬 견습생의 마음으로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 대해서 알아가며 제 전문 영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그러한 노력을 실천하기 위해서 브런치를 만들게 된 이유가 가장 큽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지식을 쌓아나가면서, 프로덕트 매니저로서의 역량을 더욱 견고히 하고, 다른 사람들과 지식도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40대든, 50대든, 60대든, 언젠가 저도 실리콘밸리에서 열정 가득찬 사람들과 교류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겠죠?



2019년, 캘리포니아 플러그앤플레이, 언젠가 돌아갈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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