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여행하는 기획자 Sep 08. 2022

기획자가 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뛰어난 기획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가장 궁금했던, 궁금한, 앞으로도 궁금해 할 질문이다. 기획팀에 있으면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기획자들인데 저마다의 역량은 모두 달랐다. 정확히 당신은 90점짜리, 50점짜리 기획자입니다.라고 평가를 할 수는 없었지만 확실히 뛰어난 기획자와 부족한 기획자의 간극은 존재하였다.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평소 많은 기획자들을 만나면서 내가 정리한 역량들을 수집해보기로 했다. 내 주변의 기획자들은 저마다 담당 분야의 지식, 어학 능력, 데이터를 다루는 지식 등 다양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핵심이 될만한 역량들을 선별해 정리해보았다.

 


1. 설루션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역량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유치원생도 어떤 서비스를 사용한 다음 뭐가 문제인지는 정확하게 잘 지적한다.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과 10분만 이야기하면 모든 문제점을 한 번에 수집할 수 있다. 심지어 문제 같지도 않은 문제를 애써 만들어 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뛰어난 기획자들은 대체로 문제에 대한 설루션을 같이 제시한다. 문제만 이야기하는 사람과 문제와 설루션을 함께 제시하는 사람의 차이는 매우 크다. 


문제에 대한 대안이 아주 사소해도 상관없다. 아주 작더라도 습관적으로 설루션을 제시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보다 심층적으로 생각을 한다.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고 불평을 하는 것은 1차원적인 문제이다. 사소하게나마 설루션을 도출하는 사람들은 문제는 이미 파악을 하였고 그에 맞춰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기존의 경험과 연결을 시켜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빌리기도 한다. 때론 책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대안을 적용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어쩌면 아주 작더라도 계속 설루션을 찾으려는 자세가 궁극적으로 뛰어난 기획자로 만드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런 역량을 개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을 제기할 때 습관적으로 대안이 있는지를 계속 자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누군가 일상 속 불만을 이야기할 때도 잘 듣고 여러 방편으로 설루션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래. 너의 고민은 이것으로 이해했어.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각하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말도 안 되는 설루션일 수 있고 말하나 마나 김만 빠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일상생활 속에서 해결점을 찾으려고 하는 시도가 기획자로서 역량을 만들어가는 비결이라고 본다. 


2. 여러 자료들을 편집하는 역량

이미 세상에는 수많은 자료들이 존재한다. 방대한 정보는 언제 어디서든 구글에서 키워드 검색만 해보면 금방 나온다. 회사에서는 큰 가전쇼가 열릴 때마다 각 사업부별로 보고서가 나온다. 화려한 기술 동향에 감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서의 내용에 가끔 감탄을 한다. 굳이 비행기 타고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몇 개의 보고서만 읽으면 가전쇼의 흐름이 잡힌다. 의도적으로 기술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편집을 해놔서 읽는 사람이 그대로 입력된다. 편집하는 사람이 이상한 의도로 이상하게 편집을 하면 보는 사람도 이상한 의도가 입력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편집하는 역량은 기획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춰 자료를 편집해 전달하는 역량은 이렇게 기획 전방위에 쓰인다. 나는 요즘 '데이터' 분야의 기획을 하고 있는데 떠오르는 분야라 주변에 관심이 많다.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데이터나 데이터 관련 기술이 필요한 것인데 문제가 모호한 순간 전달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게다가 분야도 다양하다. 이럴 땐 비전을 전달하면 두리뭉실하다고 하고 구체적인 기술을 넣으면 지엽적이라고 한다. 보는 사람의 입맛에 따라 그때그때 자료를 수정해야 하는 것도 참 피곤한 일이지만 이제 기획 업무의 숙명이라 생각하고 보고서를 수정한다. 보는 사람에 맞춰 자료를 구성하고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적어주는 것은 무슨 기획 업무를 하든 꼭 따라올 대표적 역량이다.


편집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 교과서적인 방법밖에는 답이 없다. 그저 책을 많이 읽고 주제에 맞춰 많이 써보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편집하는 역량은 아주 천천히 성장되는 역량이지만 '기획'에 있어 전방위적으로 필요하기에 조금이라도 책을 읽고 글을 남기려고 노력해본다. 내 주변에 편집을 잘하는 사람들의 일부는 영화와 같은 영상자료를 보고 꼭 누군가에게 재미있게 전달을 잘해준다. 본인이 경험한 무언가를 남들이 듣고 싶어 하는 눈높이로 전달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면 편집 역량이 쌓이지 않을까.



3. 부족함을 인지할 줄 아는 역량

기획자의 핵심 역량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아는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원 수업 첫 시간이었다. 대뜸 교수님께서 엑셀을 하나 띄우시더니 본인이 해당 프로젝트에서 기여할 수 있는 강점과 약점을 적으라는 것이었다. 


'덜렁 거림, 디테일하게 살펴보는데 부족함'


내 부족한 점을 작성해 놓으니 교수님께서는 본인의 부족함을 잘 아는 역량이야말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과제가 하도 많아서 다신 듣고 싶지 않은 수업이었지만 교수님의 한 말씀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긴 쉽지 않다. 타인에게 듣는 부족한 점은 더욱 아프다. 하지만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 역량은 녹슬고 역량의 폭을 넓히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족함을 인지할 수 있는 역량은 본인에 대한 생각을 의도적으로 가질 때 쌓인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회사에서 타인의 지적을 받으면 너그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지만 주변 사람들, 선배들을 보며 배운다. 아무래도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책임도 크고 비판을 감내할 기회도 잦다. 강도 높은 비판에 노출되는 환경이 길면 길수록 스트레스가 극심할 것 같은데도 내 주변에는 유머러스하신 분들이 많다. 최근에도 '허허, 좋은 거지 뭐. 이 참에 잘 됐어.'라면서 더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겉으로만 그렇게 대했을지 모르지만 유연한 태도가 프로답게 보였다. 


나도 상대방의 비판이 가장 듣기 싫지만 한 번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어차피 최종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기도 한다.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인지한다면 더 성장할 기회는 그만큼 많아질 거라 오늘도 믿어본다. 


나는 역량이 있는 기획자인가?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는 기획자인가를 종종 생각해본다. 그저 바쁘게만 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위에 작성한 3가지 역량을 쌓고 있는지를 자문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획자 별 업무 스타일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