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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Sep 27. 2022

데이터 드리븐 UX라는 게 뭘까?

요즘 심심치 않게 '데이터 드리븐 UX'라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내가 속한 조직만 하더라도 '데이터 드리븐 UX', '데이터 드리븐 CX'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하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이라 그런지 하는 업무 정의도, 업무의 KPI 설정도, 나중에 진행할 평가까지도 난감한 영역이기도 하다. 대체 데이터 드리븐 UX라는 업무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지 생각해 보았다.




왜 실무에서는 데이터 드리븐 UX가 필요한 것일까?


개인의 직관으로 서비스를 기획한다면 "이게 정말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맞니?"라고 물어봤을 때 당당하게 "네 정말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입니다."라고 답하기가 궁색해진다.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고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열심히 만든 서비스가 알고 보니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던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서비스였다면 그것만큼 당황스러운 경우도 없을 것이다. 가끔은 임원이나 주요 의사결정자의 개인 취향에 따라 서비스 방향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조직 간의 R&R 이슈로 이상한 방향으로 서비스가 전개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하지만 너무도 객관적인 사용자의 데이터가 개입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인의 직관은 오류를 범할 위험이 높지만 사용자의 데이터는 정직하다. 소수의 임원 취향이 아무리 '빨강'이 좋다고 해도 사용자가 '파랑'이 좋다고 하는 근거 데이터가 나온 순간 서비스의 의사결정은 자연스레 '파랑'으로 기울게 된다. 훨씬 빠르게 내부 설득도 가능해진다.  물론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의 의지나 생각의 개입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지만 순수하게 개인의 직관에 의해 판단하는 것보단 훨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 나갈 여지가 높다.


각 단계별 프로세스는 어떻게 될까?


지난 글에 이어 서비스를 발굴하는 과정은 위와 같다. 크게 발견(Discover), 정의(Define), 발전(Develop), 전달(Deliver) 단계로 나뉜다. 각 회사마다 데이터 기반의 UX를 기획하는 일들이 제각각이지만 큰 범주에서는 발견, 정의, 발전, 전달 영역별 목적에 따라 수집 데이터들이 달라진다.


발견 단계에서는 시장 상황 변화부터 정성적, 정량적 방법으로 사용자를 조사한다. 문제를 설정하기 위해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점을 필요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사용자가 이야기하는 멘트, 내/외부의 시장 상황 변화 리서치 자료 등이 발견 당시의 중요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어떤 영역에서 문제를 풀지를 정하는 과정이다.  

정의 단계에서는 한 단계 구체적으로 들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불편한 포인트들이 나타나고, 어떤 감정 상태인지를 체크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니즈를 촘촘하게 설계하게 된다. 이때도 발견 단계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인터뷰 결과 데이터나 행동 관찰 데이터, 사용자의 SNS 사용 패턴 등이 중요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발전 단계는 실제 구현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사용자 데이터들이 필요하다. 가설을 세워보며 검증을 해보면서 서비스 설계를 더욱 촘촘하게 만든다. 가설 검증을 해 나가는 것 자체가 모두 비용이지만 확인이 필요한 가설들을 세워보며 구체적인 서비스를 설계해 나간다.

전달 영역에서는 그동안 만든 서비스들의 성능 테스트 데이터가 중요한 사용자 데이터 지표가 되어 서비스 개선 작업들이 진행될 것이다. 집을 예시로 든다면 이런 질문들의 해결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피곤한 사람을 위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기획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단계별로 설계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면 되는 것일까?


데이터 드리븐 UX에서 필요한 것은 크게 3가지이다. 수집, 분석, 인사이트 발굴이다. 수집을 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필요로 하는 혹은 개선이 필요한 영역에 대한 가설 설정을 해야 한다. 가설이 도출되면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데이터가 있어야 분석을 해서 뭔가를 발굴하든지 말든지 한다. 가설 분석은 모두 비용과 연결이 되므로 의사결정이나 서비스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선별이 되어야 한다. 때론 어떤 부서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나 wow 포인트에 더 큰 무게중심이 옮겨질 수 있다. 환경에 맞춰 우선순위를 선별할 수 있는 항목을 지정한 뒤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가설을 위주로 분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우선순위 기반으로 가설이 최종 도출하게 된다. 그럼 선별된 가설 기반으로 어떤 분석 방법을 사용할지 결정을 하게 된다. 여기서부터는 전문 데이터 분석가들이 분석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빠르게 기획자가 처리해보는 경우도 있다. 분석이 완료되면 각 도메인 전문가들과 함께 이 분석 결과에 대해 해석을 해본다. 해석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개인적 견해가 들어갈 순 있지만 명백한 결과 데이터를 갖고 해석을 하는 것이라 처음부터 개인의 직관에 따라 해석하는 것보단 오류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실제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직관으로 예상한 결과값과 실제 분석해서 도출되는 결과값이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코로나 환경에서 사람들이 대부분 '우울', '불안' 등 부정적인 언어와 함께 심리적인 위축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하지만 실제 코로나 기간에 많이 발생했던 단어는 예상치 않게 동네, 기분, 생활, 산책 등 일상생활에서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네이버 카페에서의 '코로나 블루' 키워드 추출 결과 '감사', '남편', '아이' 등의 단어의 빈도 수가 높았다. 물론 '우울', '정신건강'과 같은 단어도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지만 심리적 예방, 설루션에 대한 부분도 소셜 크롤링을 통해 관심 있게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현재 상황을 객관적이게 확인하고자 '데이터 드리븐 UX'라는 단어가 비일비재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데이터 드리븐 UX부서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요?라고 물어보면 제대로 이야기를 하기가 참 어렵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업무라서 체계를 이제 막 잡아나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상위 콘셉트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나머지'안에는 촘촘히 해야 하는 업무들이 다양하다. 가설 설정, 데이터 추출, 우선순위 설계 등 데이터 기반으로 해야 하는 업무들이 꽤 많다. 더군다나 이 업무들은 원재료인 '데이터'가 제대로 수급이 돼야만 가능한 업무이다. 실컷 기획자들이 데이터 카탈로그 개발, 가설 설정, 필요 데이터 추출까지 완료하였지만 정작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아 그대로 1개월 간 홀딩되었던 경우도 있었다. 중간에 가설 수립이 어긋나도, 데이터 확보가 안돼도, 분석 기술이 없어도 프로세스 상 진행되기가 어렵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데이터 드리븐 UX가 자주 등장하는 가운데 무턱대고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했을 때 어떤 것들이 시너지가 생기고, 어떤 업무들이 선행돼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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