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대담형이시가요 꼼꼼형이신가요
'기획'이라고 다 같은 '기획'은 아니다. 다양한 기획 업무에서 소개하였듯 하는 업무별로 기획자를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다. 하는 업무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업무 스타일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대담형'과 다른 하나는 '꼼꼼형'이다.
대담형은 아이디어가 많은 기획자이다. 늘 에너지가 넘치고 다소 감정적일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 재치 있는 발상에 능해 어떤 문제점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설루션까지 그려지는 기획자 유형이다.
꼼꼼형은 말 그대로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감정적으로 침착하면서 냉정하게 분석하는데 능하다. 감정의 편차가 없이 주어진 기획 업무를 진행한다. 디테일한 숫자나 여러 과제들을 관리하고 이상한 점을 잡아내는 데 능숙한 기획자 유형이다.
두 유형은 확실히 다르다. 같은 기획자라고 하지만 역량이 서로 다르기에 장단점도 다르게 나타난다. 대담형은 '관리'를 하는데 상대적으로 약하다. 예산을 잡고, 프로젝트가 신기술인지 기존 사업인지 분류를 하고 제품군이 관제 설루션인지, 플랫폼인지 구분하는 업무를 따분해한다. 한마디로 '꼼꼼한 관리'면에서는 최악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들에게 엑셀의 오탈자나 숫자적인 오류를 찾으라고 한다면 몹시 따분해할 것이다. 어떻게든 엑셀의 자동화 수식을 배워하기 싫은 업무를 줄여나갈 것이다. 하나하나 디테일한 업무에는 약하지만 대담형은 결정을 하고, 대담한 추진을 하는데 능숙하다. 아이디어도 무궁무진해 빠르게 일을 만들고 성사시키는데 탁월하다.
꼼꼼형은 꼼꼼하고 체계적이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만약 이들에게 언제까지 아이디어 30개를 만들어 오라고 한다면 몹시 피곤해할 것이다. 새롭게 뭔가를 창작해서 발표를 해야 하는 업무 역시 힘들어한다. 아이디어를 만들어 실행까지 하라고 하는 순간 엄청난 부담을 겪게 된다. 임원진께 보고를 할 때 완성도 있는 문서를 만들기 위해 무척 고심을 하여 대체로 보고 날짜가 계속 늦어지는 문제를 겪기도 한다. 그러니까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설루션을 도출해야 하는데 검토하다가 시간이 다 가는 유형이다. 완벽함을 요구하다 보니 대게 느린 속도와 함께 본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하지만 꼼꼼하고 분석적으로 바라봐 빈틈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편이다.
이렇게 같은 기획자이지만 일을 바라보고 처리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대담형과 꼼꼼형은 함께 일할 때 진정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가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비난을 하고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기획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팀에서 주로 대담형에 가깝게 일을 한다. 수많은 꼼꼼형들과 협업을 진행하였고 어긋날 때가 종종 있었다. 올해도 꼼꼼형과 협업을 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올해만큼은 참 편안하게 척척 진행이 되는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피곤한 틀이 없었고,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풀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가 놓치는 부분을 많이 채워주시고 알려주셨다. 나는 속도면에서 빠르게 처리를 하고 협력하시는 꼼꼼형은 빠뜨린 것을 말씀해주시는 형태라 협력이 원활할 편이다. 인간적인 면을 떠나 협력 파트너로서 이상점을 찾게 된 것이다.
앞으로 무수한 기획자들, 조직책임자, 개발자 등등과 업무를 할 텐데 이때 개인별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도 꼼꼼형인데 협력 파트너도 꼼꼼형이라면 아주 느리게 업무를 처리해 주변을 답답하게 하고 모두 대담형이라면 구멍이 숭숭 난 기획을 할 수 있다. 다른 유형, 다른 방식의 사람과 관계를 단절하는 방식은 마음에 부담은 없지만 업무를 발전시키는 힘을 이끌어낼 수 없다. 회사 업무를 생각하고 보니 나와 협력하고 있는 꼼꼼형이 새삼 고마워진다. 올 한 해가 마무리될 때 즈음 그래도 우리가 괜찮은 협력 파트너였다고 서로 회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