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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pr 27. 2022

메타버스 시대의 병원

기술과 의료 서비스가 만났을 때

인간사 '생로병사'는 늘 따라다닌다고 하는데 막상 '병'을 겪을 땐 너무나 당황스러워 그런지 신뢰 가는 지식이나 수술 방법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요즘에는 시대가 좋아져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면 병에 대한 환우 모임이 있어 어떤 병원이 좋다더라, 어느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잘하신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마저도 접근성이 떨어진다. 며칠째 이어지는 내 얼굴 뾰루지를 진찰받기 위해서는 늘 그랬듯 병원에 예약을 잡아 떠나야 하고, 만약 문제가 심각해 수술까지 해야 한다면 일일이 병원을 돌아다니며 상담을 먼저 받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훌륭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까?


의료계는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2년 1월 '의료 메타버스 연구회'와 같은 단체가 만들어지는 등 헬스케어와 메타버스와의 융합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다면 기존에는 멀리 있어서 만나기 어려운 의료진을 훨씬 수월하게 만날 수도 있고 환자에게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의료진 개인의 지식을 넘어 공동의 지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진을 통한 의료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기존에는 의료진이 판단하고 해석했던 것들을 메타버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환자에게 올바른 의료 지식을 제공하기 위한 메타버스


한림대 화상병원 (출처: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11228000209?m=1)


한림대학교는 2021년 12월에 어린이들을 위한 화상병원을 개원했다. 치료 과정 중의 환자들이 어떻게 하면 화상 후 관리를 할 수 있고 급성 화상환자 치료를 어떤 식으로 할 수 있는지를 메타버스로 구현하였다. 메타버스 안에서 직접 콘텐츠를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화상 치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출처: 헬스경향


한림대학교가 구현한 어린이 화상병원은 상담실, 클래스룸, 전시장, 플레이룸, 대강당 등 6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더 타운으로 구현한 화상병원은 교육 콘텐츠 위주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 진료 시간표, 주차 안내, 병원 위치 등의 병원에 대한 실용 정보도 제공하고 있었다. 게더 타운 안에서 한림대병원 본 페이지와도 연동하여 진료 예약도 할 수 있다.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한 한림대 화상병원의 콘텐츠들의 대부분이 단방향적인 정보 지식 제공이지만 추후 얼마든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얼마든지 환자와 의료진과의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좌) 일산차병원 (우)상계백병원 메타버스 구현 사례 /출처:헬스조선

일산 차병원과 상계백병원은 제페토를 활용해 병원을 개원하였다. 직접적인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와 환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병원의 행사를 알리거나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산 차병원의 경우 산부인과를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의료진에 질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고민 중에 있다. 온오프라인 병원 서비스의 연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의료진들의 교육/협업을 위한 메타버스




분당 서울대병원은 의료진의 교육을 위한 용도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외과 수술 시연 시 화상 미팅으로 수술 과정을 전달하는데 한계를 느껴 메타버스를 적용하였다. 아시아 흉강경 수술 교육단(ATEP) 지원으로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가상 환경 교육을 시연하였다. 의료진들은 메타버스 환경에 접속하기 위해 별도 기기를 착용하거나 노트북으로 접속해 해당 수술 시연을 간접적으로 경험하였다. 물론 직접 수술을 할 때보다 생생함의 강도는 적었겠지만 적어도 화상 미팅으로 참여하는 것보다 훨씬 밀도 높게 시연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360도 카메라를 통해 참여자의 시야, 위치에 따라 자유롭게 시선 이동이 가능했고 실시간 사운드 맵핑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수 수술질을 재현하여 시시각각 펼쳐지는 수술 화면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메타버스 안에 들어온 의료진, 간호사, 집도의들은 모두 현장 속 아바타 형태로 참여해 수술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관찰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에 대한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서울대 의과대학 역시 이과생들의 교육을 위해 메타버스를 적용하였다. '해부 신체구조의 3D 영상 소프트웨어'라는 교과과정에 메타버스를 접목하여 인체 해부학 콘텐츠와 내부를 분석하는 기술을 구현하였다. 입체적으로 신체 구조를 메타버스로 구현하여 정밀한 인체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kili에서 선보이는 ADHD 디지털 치료제 EndeavorRx /출처: 팜 뉴스(http://www.pharmnews.com)


환자의 치료를 위한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환자의 직접적인 치료를 위해서도 활용되고 있다. Akili Interactive는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여 주의력 결핍인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FDA에 승인을 받은 비디오 게임은 어린이들의 주의력 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치료제로 유의미한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뇌파 검사를 하였을 때 해당 치료를 받을 경우 호전된 결과가 도출된 사례들을 통해 메타버스 형태의 치료제에 대한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루미노피아 회사는 아동의 약시와 시력 증진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해당 디지털 치료제는 VR 헤드셋을 착용하며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시력을 증진하고 약시를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양쪽 눈을 비균형적으로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눈의 상태에 따라 적절히 파장을 달리하면서 양쪽 눈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 일주일에 6일 하루 1시간씩 12주간 해당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한 결과 아동의 62%가 시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병원에 종종 다녀보니 소독약 냄새, 각종 약품 냄새, 수많은 인파, 환자들의 대화 속에 심리적 부담이 느껴졌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질문을 하고 싶지만 환자, 보호자와 의료진 간의 벽은 여전히 두터웠다. '메타버스'라는 기술로 좀 더 의료 서비스가 편안하고 '치료' 자체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막연히 두렵고 접하기 싫은 의료 서비스가 한결 편안해진다면 미리 사람들의 병을 진단하고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하루빨리 메타버스라는 기술이 사람을 향해 적극적으로 진화되길 바라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메타버스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보완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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