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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ug 11. 2019

뒤늦게 박사과정을 진학한 이유

회사를 다니며 공부를 하게 된 이유


올해로 나의 직장 경험이 10년차가 되었다. 뭘해도 가볍게 혼나고 다시 시작하면 될 나이는 지난 시기가 찾아 온 것이다. 냄비같은 근성이 있어서일까? 뭐든 출발은 뜨거웠다. 회사에서도 입사하고 사회 초년시절 정말 뜨겁게 일하였던 것 같다. 그렇게 뜨거운 시간이 지나가자 이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관심이 서서히 바뀌는 사이 내 일에 대한 회의가 찾아왔고 심각하게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먹고 살기 바쁜데 무슨 일의 의미를 찾느냐고, 배부른 소리를 한다 할 수 있지만 ...내겐 그 무엇보다 내 삶이 온전히 내게 이르는 과정이 맞느냐의 답이 더 중요하였다. 배는 고플망정 내 삶이 온전히 나 자신에게 가는 시도가 맞는지.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이 중요했다. 물론 그 한 순간도 온전히 내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지만 끝없이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쓰는 과정이 필요했고 그렇게 고민이 시작되었다.


왜 일을 하냐면, 성장을 하기 위해서



삶의 의미란 여러가지 차원이 있겠지만 난 '성장'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었다. 과연 이 조직에서 나는 성장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치열한 고민을 하였다. 여러 고민 끝에 회사에서 아직 배울 것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전자 회사 특성상 최신 트랜드를 다루는 프로젝트는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알게 모르게 새로운 용어나 IT 트렌드를 알게 되는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배우는 시간이 가장 컸다. 다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사람들이라 각자 한 사람마다의 가능성이나 지식이 뛰어났다. 특히 팀원들의 한 사람마다 장점들이 충만해 그것을 보고 배우는 바가 충분했다. 물론 시스템적으로 사일로가 형성되거나 경쟁을 자극하는 문화는 어쩔수 없지만 그건 뭐 어딜가나 부딪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체계적이지 않는 방법론이었다. 빠른 트렌드에 맞춰 나간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만큼 빠른 방법론이 부재한다는 소리와도 같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니까 변화의 속도에 급급해 일을 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여러 컨셉 기획안이 나오면 대체 어떤 기준으로 컨셉 기획안을 선별할지, 어떻게 우리가 고민한 기획안으로 돈을 벌 것인지 등등에 대한 체계는 그 누구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왜냐면 너무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왠만한 인사이트가 있지 않는한 그 트렌드에 맞는 방향성을 '이거다!'라고 정의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감각에 이론을 더하고 싶다.



'감각'에'이론'을 더해 문제를 바라보고 싶었다. 왜 이런 컨셉이 나오게 되었는지 그냥 나의 '감'이 아닌 고민과 논리를 더해 설득해 나가는 과정을 탄탄하게 만들고 싶었다. '감각'을 키우는데 실무는 최적화 되어있지만 회사는 교육기관이 아니기에 '이론'을 배우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박사과정을 진학하게 되었다. 졸업한지 10년도 더 된 학교에 다시 등교를 하며 이론을 체계화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면서, 그렇게 뒤늦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덤덤하게 정리를 하지만 사실 박사 진학까지 약 4년에 걸쳐 고민을 했다. 심지어 한번은 실제 Apply를 했었고 풀타임 아니면 받지 않는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좌절을 했던 기억도 난다. 결국 그 교수님을 몇번 찾아가 나의 포트폴리오를 어필하고 페이퍼를 열심히 프레젠테이션해서 합격할 수 있었지만 그 중간 중간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며 박사 공부를 하는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구구절절 모든 이야기를 떠나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갈증'이 아니었을까.


성장에 대한 갈증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갈증


그 갈증이 어디까지 해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들로 조금은 희열을 느끼지 않을까.

어제의 고민과 오늘의 고민이 내일의 나를 만들어 나가듯이... 





* 흩어지는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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