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판단 요인에 대한 분석
‘카페이’는 현대차에서 만든 차량용 결제 서비스이다. 차량에서 굳이 카드를 찾을 필요 없이 결제가 되는 신규 서비스이다. 광고 문구에서 나타나듯 카페이는 ‘차량에서도 사용 가능한 간편한 결재 서비스’라는 핵심 가치를 갖고 있다. 즉 ‘간편한 결재’라는 것이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핵심 가치이고 이는 곧 ‘기능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경험의 결과 자체가 외재적으로 달성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경험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이다. ‘카페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할 때 경험의 과정을 알아보는 것 역시 ‘경험의 총체적인 판단’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카페이’의 경우 개인이 결제 성격에 따라 직접 선택하며 결제 옵션을 맞추게 되는데 이는 곧 경험의 과정이 사용자 주도로 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유용했다’고 판단하는 요인은 바로 ‘기인점’이다. 카페이라는 서비스 경험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가치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경험의 판단’에 있어 ‘기인점’은 중요하다.
경험의 판단 요인에 대해 설명한 이유는 ‘카페이’를 쓰는 대상에 따라 유용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에 익숙한 ‘나’는 카페이의 절차적 조작이 번거롭긴 했지만 이해가 되었지만 ‘아빠’는 편리하라고 만든 카페이가 오히려 불편하다고 판단하였다. 중요한 부분은 실제 ‘카페이’가 적용된 ‘제네시스 GV80’ 차량은 2030 세대가 선호하는 차량이 아닌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차량이라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왜 우리 아빠는 카페이를 ‘부담스럽게’ 생각했는지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먼저 ‘카페이’의 본질적인 기능은 ‘결재’이다. 하지만 이 결재라는 기능 자체가 그동안 아빠가 결재했던 방식과 다르다. 물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쉽게 학습을 하여 서비스 이용 장벽을 낮출 수 있겠지만 기존 서비스가 더 편리하다면 굳이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다.
아빠는 주유소에 가면 늘 창문을 열고 늘 “가득 넣어 주세요. 하고 이야기를 하고 신용카드를 전달하면 그만이다. 물론 가끔 신용카드를 찾을 수 없을 땐 불편하긴 하지만 서비스를 ‘주문’하는데 까진 어렵지 않다. 결재를 하는 방식에 있어서 아빠는 무조건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계산을 하지만 나는 가끔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제로 페이’ 앱으로 결재를 한다.
이런 경험 맥락으로 카페이를 바라보면 그동안 핀테크를 자주 접한 나보단 아빠가 ‘카페이’에 대한 진입장벽이 분명 높을 것이다. 아빠 입장에선 카페이가 기존에 사용했던 서비스의 경험과 좀처럼 맞지 않거나 불편하다고 느낄 것이고 이는 곧 ‘과거의 경험과 호환되지 않는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 ‘경험의 호환성’이 기능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 지각하는데 위험도를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아빠’는 과거 사용한 경험과 호환되지 않는 ‘카페이’의 경험으로 ‘결재 기능’에 대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기존에 했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신규 서비스와의 연결점, 즉 호환성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궁극의 목적인 ‘결재 기능’이라는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의 경험과 새로운 시스템 사이의 경험을 연결해야 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사람과 닮은 인터랙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주유소에 도착하자마자 주유소 직원에게 ‘가득 넣어주세요.’라고 말하고 신용카드 한 장만 주면 알아서 결재가 되듯 시스템 역시 마치 사람과 같이 인터랙션 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면 호환성이 올라가 결재 기능을 훨씬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같이 인터랙션을 한다는 건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단인 ‘대화’나 ‘제스처’, ‘시선’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카페이 시스템 내의 인터랙션을 살펴보면 단방향의 터치 인터랙션이 주를 이룬다. 음성, 터치, 제스처, 시선 등 다양한 감각을 사용한 인터랙션은 지원되지 않아 ‘호환성’ 측면에서 아쉽다.
1단계로 차량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주유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기반으로 ‘음성 인식’할 수 있는 솔루션을 탑재한다면 보다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단계는 ‘단어’ 단위의 명령어를 시작으로 사람과 닮은 인터랙션을 위해 “가득 주세요. “만땅 넣어주세요.”등 표준어뿐만 아니라 비표준어까지 맥락 기반의 자연스러운 말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비로소 ‘카페이’라는 시스템을 사용할 때 과거 경험과 연결되어 호환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3단계로 자연스러운 언어 처리까지 가능하게 되었다면 다양한 감각을 융복합하여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즉 ‘멀티모달 HMI’ 솔루션을 통해 감각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즉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복합 자극을 활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수록 사람은 한층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적절한 복합 감각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자의 시선과 음성, 제스처와 시선 등 다양한 감각끼리의 융합을 한다면 운전자가 원하는 니즈를 맥락에 맞게 훨씬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결재 기능’을 높이기 위한 다른 방법을 제안한다면 ‘예측 모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현재 ‘카페이’ 솔루션은 사용자 주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재를 하기 전 설정 금액, 리터 기준인지 연료는 어떤 종류인지 사용자가 선택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전 사용자에게 선택지를 여러 개 제공해 사용자 주도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정작 사용자는 여러 개의 선택지에 피로도가 쌓일 뿐이다. 특히 늘 “가득이요”라고 외치며 반복적인 결재를 하는 사람과 같이 반복 결재 패턴을 가지는 사람일수록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예측’을 통해 불필요한 선택을 줄일 필요가 있다. 많은 선택은 결정의 질을 떨어트리며 제안된 옵션 중 대부분은 불필요한 것들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가 내려야 하는 결정의 수를 최대한 줄여준다면 ‘카페이’를 이용하는 과정에 있어 인지 부하가 덜 발생할 것이다.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취하는 행위나 목적을 이해하고 적절한 상황에 맞춰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는 ‘인터랙션 기술’이 필요하다. 맥락 기반으로 적재적소 선택을 하기 위해선 현재 상황을 알 수 있는 데이터들이 필수이다.
‘결재’는 개인의 금전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어 ‘경험 디자인 설계’에 있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선택을 줄이기 위해 사용자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선택을 기본 옵션으로 보여주고 결재를 유도하거나 혹시 달라진 정책이나 결재 옵션이 있다면 음성으로 안내해주며 확인하는 방법이면 어떨까? 결재 과정을 모두 사용자가 일일이 선택하기보단 시스템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위임하여 사용자를 편리하게 만든다면 카페이를 사용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