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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May 05. 2024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

오를 기회를 주는 산


어제는 오랜만에 산에 올랐다.

종합문화예술회관 근처 우면산에 올랐다. 이 산은 소가 잠자는 모습이라고 해서 우면산(牛民山)이라고 한다.


우면산은 서울 내에서 교통편이 용이하고 난이도도 꽤 쉬운 산이다. 가볍게 계단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소망탑이라는 곳까지 30-40분 내로 도착한다.


소망탑은 서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또 다른 멋진 전망대였다. 서울에는 숨겨진 전망대가 많다. 굳이 전망대라는 이름을 지닌 곳이 아니더라도, 조금 높이 올라가면 ‘서울’을 볼 수 있다.



우면산 소망탑에서


산을 타고 올라가 도착한 전망대에서 우리는 꽤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서울 내 고도가 높은 장소들을 몇 군데 방문했다.


전망대마다 눈에 들어오는 서울의 모습은 다르면서도 비슷했다. 어느 도시나 그렇듯 서울은 빼곡한 건물만큼이나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애환이 골목마다 깃들어 있다. 독자님들께 서울은 어떤 모습일지.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라고 물어본다면 예전에는 곧바로 바다라고 했었다. 왜였을까? 물이 닿는 감촉과 수영하는 걸 좋아했다. 바다색과 바다생명도 좋아했다.



우면산에 올라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산을 좋아할 이유도 충분하구나..라는 걸. 왜일까? 산은 올라갈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산 높이에서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산을 올라야 한다. 그 산을 올라야만 예상했던 혹은 예상치 않았던 멋진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바다와 달리 산이 주는 감명을 느끼기 위해서는 스스로 흘리는 땀, 약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숨을 차며 올라갔을 때 산 정상에서 마주하는 건 멋진 풍경 그 이상일 테다. 직접 움직이지 않았다면 와 있지 못했을 높은 고도. 숨을 내쉴 때 느껴지는 건강한 심장 박동. 걸어온 길이 한눈에 담길 때의 색다름.


하산하는 길 들른 대성사



여기에 산의 매력이 있는지도 모른다. 올라온 스스로에 깃드는 뿌듯함,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적어도 산을 오를 힘이 있다는 감각. 멋진 풍경을 더 멋지게 만들어 주는 건 이면에 숨겨진 이런 감각이지 않을까 싶다.



소망탑에는 이름 그대로 소망을 비는 돌탑이 있다. 여기서 소망을 빌면 이루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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