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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Feb 27. 2024

일상이 즐거운 요즘

새로운 친구가 생겼어요 !

신랑 하나 보고 아무 연고지 없는 곳에서 지냈는데 여기서 친구가 생겼다. 그것도 두 명이나! 그것도 언니! (개인적으로 동생, 동갑보다 언니를 더 좋아하는 편)


약 한 달 전에 딸이 어린이집에서 친구한테 얼굴이 긁혔던 그 친구 엄마와 친해졌다. 또 딸이랑 같은 반 쌍둥이가 있는데 그 엄마와도 친해져서 셋이서 자리를 만들었는데 너무 잘 맞았다. 세명에서 처음 만난 그날 이후로 우리는 자주 만났다. 아이들이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고 집도 근처라 만나기가 편했다. 처음 몇 번은 밖에서 만났는데 사이가 편해질수록 서로의 집을 오가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요즘 참 즐겁다.

이 언니들과 친해지고 이 지역을 떠나고 싶지도 않고, 이 아파트에서 이사 가고 싶지도 않다. 나뿐만 아니라 언니들도 같은 생각이란다.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나는 복직일이 정해져 있고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할 운명이다. 그래도 지금은 잠시 잊기로 했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돌이켜보면 마음 편하게 노는 게 처음인 시간이다. 중고등학생 때는 대학입시, 대학생 때는 취업, 첫 취업 후에는 경제적/시간적 여유 부족, 공부할 때는 더더욱 경제적 시간적 부족, 재취업 후에는 시간적 부족. 그러나 지금은 어린이집 보내고 시간적 여유도 있고, 밥값, 커피값 정도는 예전만큼 걱정 덜하고 먹을 수 있고, 꼭 해야 하는 일, 공부가 없기에 온전히 노는 시간을 즐길 수가 있다. 참 재밌다 요즘.



오늘도 등원하고 간단하게 집 정리만 하고 앞동 언니집으로 갔다. 커피 먹고, 밥 먹고 이런저런 얘기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피곤하면 각자 집에 가서 편하게 누워있으면 될 텐데 우리는 같이 모여서 누워있었다. 놀다 보니 어느덧 하원할 시간이었다.



노는 중간중간 신랑이 전화 왔는데 목소리에서도 힘듦이 느껴졌다. 놀고 있을 땐 몰랐는데 집에 와서 야근하고 온 신랑을 보니 미안했다. 이렇게 바쁠 때는 내가 집에서 좀 더 치워놓고 먹을 거라도 해놨어야 하는데… 퇴근 한 신랑을 보니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 신랑은 오늘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딸과 내 밥을 해놓고 출근했다. 정작 본인은 못 먹고… 그렇게 출근해서 12시간 넘게 일을 하다가 퇴근한 신랑. 힘들어서 동료들과 술 한 잔 생각났지만, 집에서 마누라랑 먹을 생각에 집에 왔다는 신랑. 그런 신랑과 막창을 앞에 두고 도란도란 얘기하며 먹다가 마지막에는 조는 신랑을 보니 더 미안했다.


내일은 청소도 육아도 좀 더 힘써서 해야겠다.

하루 놀았으면 하루는 가족들을 위한 일에 더 시간을 써야겠다.

그러고 그다음 날은 또 놀아야지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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