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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Vagabond Sep 17. 2020

내가 나이고 당신은 당신이길

As you are



      국가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영토를 보유하며, 거기에 사는 국민들로 구성되고, 하나의 통치 조직을 가진 집단이라고 한다. 나는 개개인도 국가와 비슷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정한 뇌 용량을 가지고 거기에 출궐하는 생각들로 구성되며 매 순간 하나의 결정권을 행사하며 살아간다는 측면에서, 25살의 내가 할 수 있었던 생각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기 위해서 우리의 역사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우리를 분리해야만 하는 긴장관계를 견뎌내야만 한다. -한스 위르겐 괴르츠 "역사학이란 무엇인가"

       한 국가의 역사성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문장을 접하게 되었다.  5년 가까이 자퇴를 생각하다가 대학교 2학년에서야 학교를 그만두고 친구도 별로 없이 지냈던 2013년의 내가 생각났다. 누구에게 배워서, 설득을 당해서, 주입이 되어서 "문제아"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밖에서, 집에서, 거리에서, 커피숍에서, 호텔에서, 운 좋은 만남들, 연인과의 대화,,, 내가 즐겼던 그 모든 시간에 충실하면서 얻어낸 생각을 공유하려다 보니 나는 항상 "문제아"였다. 나는 내가 나이고 당신은 당신이길 바란다. 당신이 가소롭게 생각하는 것까지도 당신을 구성하는 국민이다. 국민을 짓밟는 정권이, 국가가 어떤 국면을 맞아왔었나,



       집에 가려고 빈차를 탔다. 마침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6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기사 아저씨의 고향이란다. 왠지 모를 친근감에 근황 토크가 되어버렸다. 정년퇴직을 하고 2년 정도 집에서 쉬려니 쉬는 것도 참 힘들단다. 메슬로의 욕망구조를 떠올리면 그럴 만도, 3단계 이후의 욕망이 전혀 채워지질 않았을 것이다. 일을 하니 행복하다고 하셨다. 쿨하지 못했다. "그렇죠. (방긋)"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쉰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회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반박을 꾹꾹 참으면서 아... 하고 경청만 했다.  그는 아랑곳 않고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한 논리를 펼쳤다.

        나는 규정하기를 꺼려한다. "의대는 아마 누구나 다 가고 싶어 할걸. 중국에서도 의사가 꿈의 직업이야?" 의사,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reply였다. 유연하고 즐거운 대화일 수 있었는데 내가 굳혀버리고 있는 것만 같아서 죄책감이 들었다. 도자기 굽듯이. 많은 대화 속에서 나는 늘 그랬다.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선택 장애로 인해 저녁 메뉴를 못 고르는 애환 정도 매일 겪어도 싸다.

"I CHOOSE to reflect the times and situations in which I find myself. That, to me, is my duty. And at this crucial time in our lives, when everything is so desperate, when everyday is a matter of survival, I don’t think you can help but be involved. Young people, black and white, know this. That’s why they’re so involved in politics. We will shape and mold this country or it will not be molded and shaped at all anymore. So I don’t think you have a choice. How can you be an artist and NOT reflect the times? That to me is the definition of an artist." -Nina Simone on the Role of the Artist #Netflix
아티스트의 정의, 오늘의 공감 한 조각.

자유의 의지로 당신을 경영하길 바란다. 사회 전반적인 쓰레기 같은 기준에 당신의 안타까운 국민들을 내치지 말길 바란다. "다들" 보다는 "나는" 이기를 , 내가 나이고 당신이 당신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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