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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Vagabond Jun 04. 2019

기억해내겠습니다. 소소한 일들까지도.

One after another pieces of me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였다.

그리고 어린이 날이었다.

엄마 손을 잡고 놀이공원으로 놀러 갔다.


이쁜 언니가 들고 있는 1000원짜리 캐릭터 풍선이 너무 갖고 싶었다.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다.

놀이공원에서 다 놀고 집에 올 때까지 풍선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4시쯤 집에 돌아왔다.

같이 아파트에서 흙장난하던 친구랑은 같은 반에 배정받지 못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아파트에서

놀기로 했다.


집에 돌아올 때 내 손에는 풍선이 없었다.

엄마: "풍선 잃어버렸어?"

나: "엄마 그거 유리가 너무 가지고 싶어 해서 1200원 받고 팔았어! 나 엄청 잘해찌?"

엄마: "???"




9:36분 지하철을 타면 10시 정각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뛰어가면 10분이다.


9:25에는 집에서 나가야 한다.


보통은 여유롭게 일어나지 못해서 시계를 보는 순간 정신을 번뜩 차린다.

그날은 눈을 떴는데 8시 반이었다.

아침까지 먹고 가도 되는 시간이다.

비몽사몽, 비틀비틀, 느릿느릿

화장실로 향했다.

양치하려고 칫솔을 물었는데

뭔가 이상하다.


학생 때 먹은 한약 이후로 거의 10년 만에 먹어보는 쓴맛이다.

왜냐 하면 클렌징 폼을 짰기 때무네...




일을 하다 보니 막차시간에

맞추어서 나왔다.

오랜만에  친구들 단톡이

활성화된 것 같았다.

미국에서 박사 중인

친구에게는 오전이었고,

중국이나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학교/회사가 끝나고

집에 있는 시간.


나 빼고 4명이서

단체로 영상통화 중이었다.

(Wechat으로 단톡을 만들면

단체로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나도 조인하려고 했는데

말이 "ㅇㅇㄴㄴㄴㄴ;;ㅣㅣㅣㅐㅈ"

이렇게 들렸다.

3G를 쓴다는 것은...


그래서 나만 문자로 하고 집에 도착하면

조인하기로 했다.

근데 신분당선이 이쯤 되면

거의 집에 도착해야 되는데...

그리고 역 사이 거리가 이렇게 길지 않은데...

수지구청쯤 도착했겠지...

라는 생각으로 모니터를 보았다.


판교>>>청계산 입구



내가 광교행이 아니라

강남행을 타고 가고 있었다.

근데 얘도 막차.


카카오 T 검색: 청계산 입구 출발> 집 도착

택시비 27,800 예상

막차시간까지 야근한 것도 서러운데

택시비를 찍을 때 정말 서러웠다.






쉬는 날이어서 일찍 일어났다.

해가 점점 밝아오는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침대에서, 6:11,  5.31.2019





아침 준비를 하다가 화장실로 가서

양치를 했다.

반쯤 닦고 있었는데

또 뭔가 이상하다.


ㅎㅎ

내가 또 클렌징 폼을 치약으로 짜서

썼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니 걱정마시길.


한 시간 전에 이미 양치를 하고

다시 잠들었던 사실이 기억남.

그리고 10시 출근인데 시계를 보니

10시 반이었다.





친구한테 카톡이 왔다.

".............

.............

..............

...............

...........

............"


나: "뭐야뭐야?"

친구: 미안ㅠ 방금 피씨톡 켜놨는데

냥이가 키보드에 잠깐 앉았나봐ㅠ






나 혼자 산다는 것은 가끔 정말 화가 난다.

특히 500ml 코카콜라를 샀는데

열리지 않을 때.

그건 진짜다.


그 날, 너무 더웠고

콜라를 샀는데 열 수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 중에

좀 친절해 보이는 젊은 남자분한테

좀 열어달라고 부탁했다.

근데 하필이면 탄산이 막 올라왔다.

근데 그분... 다급히 허리를 숙이더니

하필이면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던 휴지를 바닥에서 주워서(?) 콜라병 입구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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