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1929.4.1.~2023.7.11)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 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일
왜냐하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 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게 어린애처럼 작은 곱셈 구구단 속에서
영원히 머뭇거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시인이 된다는 것은
항상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어리석게도 난 오늘도 계산을 하고 실망을 했다.
그리고 또,
끝까지 가보자고 다짐을 한다.
마치 이 행위는 나에게
자동화 된 일종의 프로세스와 같다. 여기에 더해,
밀란쿤데라의 시를 되뇌이는 것까지가 하나의 프로세스다.
언제쯤 계산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끝까지 가는 것에 집중할 수 있을까...
- 어리석은 인간의 하루의 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