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일기쓰는 걸 좋아했던 나는 유치원시절부터
3X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일기 쓰는 행위를 멈추질 않았다.
일기는 즉, 온전히 보낸 하루를 정리하는
행위이며 나만의 명상인 셈이다.
일기라고 표현했지만 나만의 글쓰기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사진 일기장을 빠트림없이 이어 나가곤했다.
적은 돈이지만 돈을 지불하고 구입했으니
아깝지 않게 단 한줄 일지라도 문장을 그려봤으며, 사진이나 이모티콘으로 그날의
기분이나 마음을 정의하곤 했다.
여러개의 온라인 채널에 짧고
키치한 글이나 장문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지만, 역시 글은 나만 볼 수 있는
은밀한 곳에 끼적이는 일기장이 제 맛이며
제일 진솔하게 솔직해질 수 있다.
아무튼, 온라인적 글쓰기에 습관화되었던 나날이
지난해질 무렵, 22년도 새해를 맞이하여 병아리색을 닮은
손바닥만한 귀여운 일기장을 장만했다.
다시 오프라인, 한글자 한글자 편지쓰듯 꾸욱 적어
그리는 일기장으로 돌아가고야 만 것이다.
요 일기장은 자기 전, 작성하기로 약속했다.
침대 협탁 안 쪽 한 켠에 꽂아두며
매일 잠들 기 전 하루를 마무리하는 심산으로
단 한바닥을 채우거나, 귀찮으면 단 몇줄로도 마무리하는데
약 2주정도 총 14쪽수를 온전하게 채우고있다.
가끔은 한 바닥이 턱없이 모자랄 때가 있지만,
그때도 아쉽지 않게 잘 끊어내며 문장을 마무리 짓곤 한다.
더불어, 위 일기장이 더 좋은 이유는 내가 직접
날짜를 적어가는 만년 다이어리가 아닌,
아예 그 날짜가 인쇄되어 출간되어 꼭 빠트리지 않고
충실한 의무처럼 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장을 쓸 때는 요렇게 좋아하는 양키캔들
비치워크에 불을 붙이고 경건한 마음으로 써내려간다.
가끔은 일련의 위 행위 없이 호르륵 적고
귀찮다는듯이 덮고 치우곤 한다.
진중한 날도 있고, 양아치인 날도 있는 것이다.
22년도 1월 24일 월요일의 일기
어김없이 헬요일 시작!
퇴근 후, 간단히 집안일 마친 후 핸드폰만 보며
뒹굴거리다가 샤워를 마치고 3일째 일기장을 쓰고 있다.
잉크가 거침없이 채워지는 느낌의 필기가 나쁘지 않다.
그나저나 유니볼 제스트림, 이 펜이 너무 좋다.
필기감이 어찌나 좋은지 오늘 월요 회의에도
괜시리 위 펜으로 여백을 글자를 그려 넣기도 했다.
주말부터 오늘까지 바야흐로 xxx의 전쟁이었다.
xxx의 급격한 xx및 숙쳥의 변화는 내게 해당 없음에도
여러 피곤함을 시사 해 주곤 했다.
OO이가 예술 계통 칼럼 기사를 쓰고 있더라,
아침에 그쪽 회사의 블로그를 통해서 글을 접했다.
이제는 요 병아리색을 닮은 노란 일기장에
단 한줄일지라도 진솔한 글씨들을 꼬박꼬박 적어 가야지.
아쉽게도 일기장 크기가 손바닥처럼 작아서,
이렇게 낮은 침대 자락에 대충 책상처럼 펼쳐두고
고개를 자라처럼 내리깐 채
한글자한글자 힘주듯이 적어내려간다.
오랜만에 쓰는 일기가 나쁘지 않고,
오히려 온라인의 휘발될 것만 같은 글쓰기보다
더 명징하고 또렷하게 머릿속을 정리 해 주는 느낌이다.
생각의 흐름을 빨리 캐치하려고 잡아두는 단어나
문장들이나 여러번 곱씹고, 볼펜이라 적고 수정할 수 없어서
어떻게든 문장이 편하게 이어지게끔 수습하는 행위까지.
온라인에는 부족했던 진솔한 감성 그 자체이다.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서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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