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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 (정해연 장편소설)
스 / 포 / 주 / 의
홍학의 자리 / 정해연 장편소설
카테고리 : 공포/스릴러
“이 행복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런 끝을 상상한 적도 없었다.”
예측 불가! 한국 미스터리 사상 전무후무한 반전!
10년 가까이 스릴러 장르에 매진하며
장편 단편 할 것 없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을
발표한 정해연 작가의 신작이 엘릭시르에서 출간됐다.
『홍학의 자리』는 한 남자가 사체를
호수에 유기하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프롤로그는 이것만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정해연 작가의 장점은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
『홍학의 자리』는 그런 그의 장점이 최고조에 달한 작품이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총 21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작품은 매 챕터마다 놀라운 전개를 보이며
다음 챕터를 읽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만큼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특히나 차근차근 쌓아 올려 절정의 순간 터지는
클라이맥스의 진상은 한국 미스터리에서
찾아보기 힘든 반전이 분명하다.
하지만 『홍학의 자리』는 단순히 반전 하나만을
바라보고 치닫는 ‘반전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 반전이 빛나는 것은 짜임새 있는 플롯과
완성도 높은 캐릭터가 모여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반전은 충격적일 만큼 놀랍지만
반전을 빼고서도 작품의 매력은 가시지 않는다.
스릴러 작가로서 정해연 작가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곧바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홍학의 자리를 이북리더기로 읽었기 때문에
실제 출판된 책표지의 생생한 컬러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무릇, 디자인에도 미약한 틈 어딘가에
기획 의도가 반드시 숨어있기 마련이다.
과연 연보라빛 파스텔 톤 표지 속
하얀 의자의 앉은 자리를 관통하는,
연한 빛줄기는 결국 #무지개 를 상징한다.
(엄연히 무지개라기보다는 인공램프의 파티조명에 가깝지만...)
의자 아래는 피가 고인 피웅덩이인 것 같기도 하고,
맑고 선명한 피바다로 구멍 뚫린 기묘한 의자가
거울처럼 어른어른 비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교묘한 모양으로 뚫린
빨간색 구렁텅이 같다고 해야할까.
의자인줄 앉았는데 구멍 뚫린 그 자리는 걸국
바닥으로 추락하고 마는 “빨간색의 작은 절벽”같은거지
하필이먼 또 게이의 상징인 구멍이란다.
아무튼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표지 디자인이 마냥
심심하게 느껴졌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
표지 디자인을 살펴보니 미스터리 스릴러에 걸맞는
핵심적인 메타포를 은연중에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단순 표지가 아니다 이정도면 가히 예술
소설가 *정해연
1981년에 태어나 오늘을 살고 있다.
소심한 O형. 덩치 큰 겁쟁이.
호기심은 많지만 그 호기심이 식는 것도 빠르다.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백일청춘」으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YES24 e-연재 공모전
‘사건과 진실’에서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로
대상을 수상, 2018년 CJ E&M과 카카오페이지가
공동으로 주최한 추미스 공모전에서
「내가 죽였다」로 금상을 수상했다.
중국과 태국에 수출되기도 한 데뷔작 『더블』을
비롯하여, 『악의-죽은 자의 일기』,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지금 죽으러 갑니다』,
『유괴의 날』, 『내가 죽였다』 등의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또한 앤솔러지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그것들』,
『카페 홈즈에 가면?』, 여성 미스터리
소설집 『단 하나의 이름도 잊히지 않게』 등에
참여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20대에 로맨스 소설을 썼던 그는 『더블』이라는
작품을 내놓으며 스릴러로 전향하여 ‘놀라운 페이지 터너’
‘한국 스릴러 문학의 유망주’라는 평과 함께 주목받았다.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의 장점은 흥미로운 설정과 뛰어난 가독성이다.
특히나 『홍학의 자리』에서는 이제까지 쌓아 올린
경험과 특장점이 집약되어 있다.
곧바로 스토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설정과 가독성은 물론,
매 챕터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탁월한
스토리텔링, 완성도 높은 캐릭터와 짜임새 있는 플롯으로
스릴러 작가로서의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소설의 프롤로그에선
여고생의 신체를 성적으로 묘사하는 듯한 (?)
읽기만 해도 (으...) 소리가 절로 나올 법한
끈적한 묘사들이 난무하여 기분이 몹시 나쁘다.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머리칼과 잘록한 허리,
밤을 새워 지분대던 가슴과 길쭉한 다리.
그를 재촉하듯 질러대던 교성.
위 문장에서 표현되는 인물,
다현이라는 이름은 10명중에 9명에게
물어도 단연, #여자 라고 단언할 것 이다.
아무튼 이 홍학의 자리 소설은 도덕적 혐오감을
치워두고 애써 흐린 눈을 해야만 겨우 몰입할 수 있다.
소설의 첫 시작은 소설 속 주인공 담임교사의
시체 유기 장면인데, 스토리의 발단은
진파군 은파면의 은파고등학교 2학년 3반 담임교사인
45살의 김준후가 자신의 제자
채다현의 시체를 동네 호수에 던지며,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라는
문장으로 끝맺음 지어,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어느 날 밤, 준후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다현은 준후를 찾아오고, 둘은 성관계를 맺은 직후
다현은 교실에서 목을 매단 시체로 발견된다.
준후는 자신의 흔적이 남았을 다현의 시체를
처리한 후에야 처음 품었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
그거 아십니까?
홍학은 동성애가 굉장히 많이
발견되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수컷과 암컷이 새끼를 낳으면 다른 수컷이 암컷을
밀어내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채다현 학생이
권영주씨에게 전했다고 합니다.
애는 잘 키워줄 테니 선생님과 헤어져달라고,
중반부로 갈 수록, 소설 속 이야기를 이끄는 화자
준후의 숨겨진 이야기로 하여금
다현의 죽음이 결국 완벽한 자살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할 만한 트릭이었다.
작가는 어쩌면 빤한 위 트릭을, 마치 방패같은 무기처럼
이용한 뒤 가장 근본적인 결과 하나를 공개한다.
줄곧 여학생으로만 묘사되었던 다현이
결국 남자라는 사실을.
이름과 묘사로 이뤄진 그 당연한 순리를 한번에 깨는
경고같은 트릭이며, 그 트릭은 매우 단순하고
별 거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위력이 상당하다.
이 당연한 속임수로 하여금 성별이라는 단순한
고정관념이 반전이라는 허물을 그대로 무너트린다.
그래서 한편으론 몹시 짜증이 났다.
이 책을 다 읽고, 얼마전에 정주행을 끝마친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만든 드라마
#돼지의왕 이 떠올랐다.
스릴러는 경고입니다.
작가후기의 강력한 첫 줄.
이번 경고는 인정욕구였다는데 과연 인정하는 바이
'우타노 쇼고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에
견줄만한 강력한 서스펜스와 반전이었다.
그리고 또 한편, 케이윌의 #이러지마제발
뮤직비디오가 생생히 떠올랐다.
케이윌 이러지마 제발 (Please Don't...)
‘이러지마 제발’은 케이윌의 정규 3집 앨범 타이틀곡으로
당시 큰 인기를 끌며 뮤직비디오의 내용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러지마 제발’의 뮤비에는
서인국과 안재현, 다솜이 출연했다.
극 중 서인국의 절친으로 나오는 안재현은
다솜과 결혼식을 올리고 이에 서인국은
시종일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끝내 눈물을 보인다.
처음에는 서인국이 다솜을 짝사랑하는듯 연출되지만
결말 부분에 가서는 다솜이 아닌 안재현을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속내가 밝혀지면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