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심씨 Oct 01. 2024

변명으로 시작하는 '키보드 랩소디'

사무실에서 기계식 키보드라니?

4일쯤 전, "사무실에서 기계식 키보드라니?"라는 글을 작성하였다. 짤깍 또는 똑딱거리는 기계식 키보드의 소음이 조용한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 거슬렸던 기억들이 많이 있어, 개인적인 소회의 차원에서 혼자서 주절거리면서 썼던 글이었다. 


그런 글이 다음의 메인에 올라가고, 어떤 키워드인지는 모르겠지만 구글의 검색에도 노출이 되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무려 8,900명이나 읽은 글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제목도 '사무실에서 기계식 키보드라니?'라는 식으로 글을 적어놨으니 사무실에서 무사히 기계식 키보드를 잘 쓰고 있는 분들은 얼마나 어이가 없어하면서 들어왔을까 싶다.




밝히자면 나는 상당한 키보드 덕후이다. 한 번에 하나의 키보드 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키보드만 20개가 넘어가고, 키보드에 바꿔서 장착할 수 있는 키캡, 스위치, 전원선 등등 키보드와 관련된 들을 한가득 소장하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많이 접한 만큼 시끄러운 키보드들은 내가 듣기에도 시끄러워서 빠르게 처분을 할 정도로 키보드 소리에 예민한 편이다. 특히나 짤깍거리는 소리를 내는 청축, 백축 등의 클릭 방식의 스위치 소리나 보강판을 시끄럽게 때리는 소리, 스테빌라이저의 철심이 철컥거리는 소리 등등을 듣고 있다보면 참을 수 없다. 


물론 그 참을 수 없음을 글에 써둔 것처럼 불편함으로만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애정이 있는 동료들의 키보드들은 직접 좋은 키보드를 구매해주기도 하고, 스테빌라이저를 튜닝해준다든가 보강판에 흡음재를 넣어주는 등 다양하게 손을 봐주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런 걸 컨텐츠 삼아서 유튜브를 해도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나는 키보드에 진심으로 덕후이다.




그래서 이렇게 9천여명에게 '사무실에서 (시끄러운)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김에 좋은 키보드를 고르는 기준과, 좋지 않은 키보드들도 좋게 만드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기록을 해볼까 한다.


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들은 '잘 만들어진 기성품 키보드를 구매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그리고 '30만원짜리 키보드를 구매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을. 


하지만 내가 키보드를 처음 접했던 20년 전에 비해서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접근성도 많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관심도 덩달아 많아진만큼 지금 이렇게 기록하는 글들이 나중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나의 키보드 지식들을 총정리해볼 예정이다.


-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 해보고 싶은데 어떤 키보드를 사야 할지 모르겠는 분

- 집에서 쓰는 기계식 키보드가 너무 시끄러워서 다른 걸 사고 싶은 분

- 사무실에서 조용하면서도 손가락이 아프지 않고 내 손에 딱 맞는 키보드를 쓰고 싶은 분


이런 분들을 위한 '키보드 랩소디' 연재 시작합니다.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들은 말이 죽으면 말은 그곳에 남겨두고 가지만, 사막을 걷게 되더라도 안장은 메고 간다.말은 소모품이지만, 안장은 자신의 몸에 익숙해진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이다.

이제 PC는 소모품이고, 키보드는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소중한 인터페이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쿄대학 교수의 말-


처음으로 키보드에 관심을 갖게 해줬던, DT-3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