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을 진단받은 2019년 상반기,
조울증이 될 때까지 나를 몰아붙인 '나'
약을 중단하는 것으로도 압도되던 2020년,
이제 안정되고 있는 2021년
무기력이 심했던 2020년을 돌아보며, 나의 조울증 유형은 양극성장애 2형이다. 그래서 조증은 약하지만 그보다 심한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나한테 우울감은 안 느껴질 때가 많고 오히려 텅빈느낌과 무기력으로 찾아오는 것 같다. 무기력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기력해진다. 내 몸이 아픈 것은 아닌데 먹는 것, 씻는 것,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일상적으로 해왔던 것들이 쉽게 되지 않고,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금방 지친다.
작년에 한해의 1/3 정도를 무기력 속에서 보냈다. 최소 100일 이상은 무기력에 잠식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름 노력하기도 했지만, 일단 약을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 점이 무기력에 잠식되어 나오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무기력 패턴은 어떤 이벤트에 내가 반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예를 들면 친구들은 결혼 준비를 하는데, 나는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현타가 온다. 나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을 시작으로 나는 무의식적으로 나를 몰아붙인다. 그래서 금방 무기력해지곤 한다. 무기력해지면 현실을 도피하고자하는 마음이 커져서 영상으로 도피한다. 유투브나 넷플릭스를 정말... 아무생각없이 본다. 기분 좋은 영상보기가 아니라 마음은 불편하지만 그저 시청한다.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하면서 스스로 아무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 이번에는 다행이도 항우울증에 좋지 않아서 음주를 하지 않아 오히려 덜 했던 것일 수 도 있다.
그리고 내게 경조증이 찾아오는 공식은 바로 다음과 같다.
잘 쉬지 않고,
잠을 자지 않고,
술을 마시고,
카페인을 다량 섭취,
2가지 이상이 충족되면 경조증이 바로 찾아온다.
그러면 나는 하지 않던 쇼핑을 마구 시작한다. 다행인 것은 최대 구매해봐야 10만원 선이라는 것이다. 내 생각엔 엄청난 소비인데,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그 정도는 심한 편이 아니라고 해주셔서 마음이 편해졌다. 객관적인 내 상태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조울증(혹은 우울증, 무기력 등)으로 본인이 생각된다면, 의사선생님이나 상담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이 내 생각에는 가장 좋은 방법 같다.
나는 비용이 부담이 되서 상담보다는, 의사선생님을 찾았지만 약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요즘에는 좋은 플랫폼들이 많아져서 상담을 받는데 부담이 줄기도 했다. 무엇보다 상담이 필요할까라는 물음이 든다면 그냥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잘 모를 수 있겠지만 그 생각이 든다는 것은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이야기를 할만큼 현재가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작년 번아웃이 올 즈음부터 했던 곳이 있다.
1. 네이버 eXpert
모바일에서만 접속 가능, 상담하려면 네이버앱이나 지식인 앱 필요
2. 트로스트
PC, 모바일 접속 가능, 앱으로도 상담 가능
두 가지 플랫폼으로 나의 번아웃을 인식하고, 내가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지 깨닫는다.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하지 못하는 나를 비난했던 것을 알아차린다. 상담으로 얻는 것은 내가 사고하는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스스로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갈 수 있다.
작년에 일주일, 이주에 한번씩 했던 상담이 도움이 많이 됬었는지. 한달 쉬고 일을 시작해서 지금은 굉장히 안정적인편이다. 이사, 이직 등의 많은 것을 해야했던 1월이었지만 무기력은 거의 없는 편이었다. 다음주에 병원에 가면 선생님께 약을 단약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