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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Jan 30. 2020

66일 동안 명상을 하면 좋은 점 6가지

 10년 전부터 명상의 효과, 중요성에 대해 알고 있었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게을렀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2019년 11월부터 꾸준히 명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장기적인 습관을 만들기 위해 66일을 넘겨보기로 했다. 다행히 중도 포기하지 않고 66일을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20분 간 했으며, 새벽에 하지 못한 날은 자기 전에 꼭 하고 잤다. 저녁 시간에는 아이들 때문에 고요한 상태에서 명상을 할 수 없어 일부러 차에 가서 하기도 했다. 학술자료를 비롯한 명상의 좋은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 없이 오로지 나의 경험에 기반해서 정리했다.


1. 특이한 경험

  명상이 좋다고 말해서 시작은 했지만, 10일 정도가 지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솔직히 명상을 하면서 항상 좋았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물소리, 장작 타는 소리, 옴~으로 시작해서 옴으로 끝나는 명상 음악을 들으면서 명상하는 나 자신이 어색했고, 특이했다. 과연 이게 효과가 있는 것인가? 의심도 했고 명상을 하다가 정신적으로 이상해지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 했다. 그야말로 내 인생에서 아주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66일 동안 말이다. 지인들에게 명상을 하고 있다고 하면 오~라는 말과 함께 좋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솔직히 초기에는 얼굴이 가려워서 짜증만 났지 좋은 점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네 좋아요'라고만 대답했다. 그래서 이 특이한 경험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66일은 채우자는 마음으로 했다. 결론은 하길 잘했다. 특이한 경험이 특이한 선물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2. 안 좋은 생각의 사라짐

  10일 정도가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장점들을 느끼기 시작했다. 명상을 하기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를 하고 샤워를 할 때 내 머릿속은 온통 전날 있었던 일들로 가득했다. 특히 신경 썼던 일, 아내와 다툰 일, 짜증 났던 일들 위주로 생각이 났고 전 날의 스트레스가 다시 올라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생각을 멈추고 싶었지만, 아무리 때려도 들어가지 않고 튀어나오는 두더지들처럼 멈출 수 없었고 늘 고통을 받아 왔었다. 그런데 명상을 하고 10일이 지나자 그런 생각들이 더 이상 떠오르지 않았다. 며칠 정도 지나서야 아침에 머릿속이 맑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신기했다. 그리고 상쾌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 상태가 아침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지속됐다. 퇴근 후에도 직장에서의 일이 생각나서 힘들었는데, 생각들이 나지 않게 됐다. 그래서 명상을 계속할 수 있었다.  


3. 완전한 이완

  나는 평소에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안 좋은 습관이 있었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의식을 하고 힘을 뺐다. 늘 긴장 상태로 생활했던 것이다. 명상을 하고 5분 정도가 지나면 잠이 들기 직전의 의식 상태가 된다. 멍하면서 굉장히 편안한 상태가 유지된다. 호흡을 길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면 이완은 극대화된다. 온몸의 긴장이 풀리고 나른해진다. 하지만, 잠이 올 정도는 아니다. 그런 경험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해서 그런지 어깨에 힘이 덜 들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어깨가 간헐적으로 아파서 파스를 붙였는데 더 이상 붙이지 않게 됐다.


4. 아이디어 생산

  명상을 하다 보면 잡생각들이 많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때 친구부터 1년 전에 갔던 카페까지 개연성 없는 생각들이 떠오른다. 거부하지 않고 생각을 수용하고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순간적으로 평소에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떠오르거나 하고 있는 일에 도움이 되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잊어버릴 것 같아서 명상 중간에 메모를 한 적도 있다. 명상이 끝나면 떠올랐던 아이디어 들을 적고 바로 실행했다. 특히, 글에 대한 제목을 잘 짓고 싶은 마음을 늘 갖고 있었는데 명상하면서 떠오른 제목 중에 상당수의 글들이 다음 포털 사이트 메인에 노출됐었다.


5. 높아진 집중력

  집중력은 정말 중요하다. 집중력 향상을 위해 관련 책도 읽어보고 테스트도 받아 보았다. 해답은 명상에 있었다. 명상 후 집중력이 향상되었다. 글이 술술 써지고, 책을 예전보다 빨리 읽게 됐다. 업무 실수가 줄고 건망증도 개선됐다.


6. 평온함

  명상은 2019년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런데 화가 났다. 이 좋은 걸 왜 이제서야 하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명상을 통해 평온함이라는 단어의 뜻을 몸소 느낄 수 있었고, 삶에서 평온함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됐다. 비싼 물건을 소유했을 때 느꼈던 기쁨은 명상의 행복감에 비하면 아주 작았다. 그 행복함의 지속성은 짧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경험이 무료다. 의지와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있다. 매일 아침을 맞이 하는  가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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