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작물 재배하기
행복은 추구하는 대상이 아니다. 발견하는 대상이다. -박웅현
행복은 발견하는 대상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럼 발견의 기준을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개인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경험들로 정했다. 1만 원을 내고 영화관에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제작사에서 만든 스토리에 몰입하고 싶어서이다. 왜 연애를 하고 싶을까? 상대방과 함께하는 시간에 몰입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을 위해 늘 몰입할 대상을 찾는다. 2주 전 아이들과 어떤 놀이를 하며 몰입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주말에 텃밭을 가꾸며 시간을 보내는 한 여성분을 보게 됐다. 순간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텃밭에서 작물재배 활동을 해보기로 했다.
마침 거리는 좀 있지만 부모님께서 갖고 계신 땅(팔리지 않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하기로 했다. 농협에서 삽과 낫, 비닐, 퇴비, 고구마, 애플수박, 복수박 모종을 사고 밭으로 향했다. 낫으로 나뭇가지와 풀을 제거하고 삽으로 땅을 팠다. 돌이 어찌나 많은지 한참을 파다가 속으로 “괜히 왔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계속 팠다.
어느 정도 돌들이 제거되자 진도가 빨라졌다. 모종을 심을 수 있도록 형태를 만들고 비닐을 덮고 고구마와 수박 모종들을 심었다.
어설픈 첫 텃밭 가꾸기가 끝났다. 허리가 아프고 온몸이 쑤셨다. 그래도 땅파기와 모종 심기에 완전 몰입을 해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텃밭을 일구고 모종을 심어보니 우리가 먹는 작물들이 힘든 과정을 통해 얻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정성이 필요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속담이 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하게 된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든 정성을 다하면 아주 어려운 일도 순조롭게 풀리어 좋은 결과를 맺는다는 말이다. 텃밭에 지극정성을 들여서 아이들이 수확물에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은 맑았다. 늘 정신노동만 하다가 육체노동을 하니 몸의 균형이 잡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했다. 직접 흙을 파고 만지고 물을 주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지루해", "심심해"라는 말을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지렁이, 곤충, 공벌레, 애벌레 등 다양한 생명체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기회도 좋았다.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흙을 만지는 경험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앞으로 밭이 얼마나 더 커질지는 모르겠지만,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린다는 마음으로 넓혀나가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