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사건, 감정, 생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쾌적한 환경에서 숙면을 취하고 싶지만 모기의 공격을 누구도 피할 수 없듯이 말이다. 다양한 상황들 중에서 특히, 자존감에 상처가 될 일들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 잘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됐을 때, 하기로 한 계획을 못했을 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우리는 쉽게 자책, 좌절, 실망하게 된다. 그런 경험들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해당 경험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빠져 더 큰 고통을 느끼느냐 아니면 집착하지 않고 빠져나와 제삼자의 눈으로 감정과 생각을 바라보느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석가모니는 제자들에게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고 조언했다. 어리석은 범부나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떤 *사태를 만나면 좋고 나쁜 생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범부들은 그 감정에 포로가 되어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감정을 갖더라도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은 두 번째 화살을 맞는다고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현상에 대해 용어와 의미를 정의하고 그것에 대해 객관화를 하면 우리는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리고 수천 년 전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에게 보다 관대해질 수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슬픔, 두려움, 분노라는 감정의 불청객은 잊을만하면 우리를 찾아온다. 그때 그냥 너희들 "왔구나"하고 바라보자. 끌어안고 싸우지 말고 지나갈 수 있도록 어깨를 비켜주자.
*사태(事態) :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이나 상황. 또는 벌어진 일의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