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을 때리자!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무엇을 하는가?
나는 스마트폰을 켜고 뉴스를 검색한다. SNS, 유튜브를 서핑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세수를 할 때는 좋아하는 음악을 재생한다. 퇴근까지 정신없이 일을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육아가 시작된다.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재우면 아침에 했던 루틴을 또 반복한다.
평일의 일상을 보면 아주 바쁘다. 자는 시간을 빼면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보거나 생각과 말을 하고 있다. 단, 1분도 멍 때리는 시간이 없다. 그나마 주말에 캠핑을 가면 불멍 하는 시간이 있다. 생각해 보면 그때 깊은 평온함을 느낀다. 그렇게 불멍을 하고 월요일을 맞이하면 이상하게도 집중이 잘 된다. 업무의 효율도 올라가는 것 같고 책도 잘 읽힌다.
북유럽에는 닉센이 유행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멍 때리기와 같은 것이다. 그들은 일부러 멍 때리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멍 때리기에는 많은 이점이 있다고 한다. 온전한 휴식을 가능하게 해 주고, 창의성 향상과 행복지수가 상승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이 멍 때리기를 방해하고 있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식당에서 밥이 나오기 전까지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기다릴 때도 그랗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우리의 삶은 보다 빠르고 편리해졌는데 더 바쁘고 삶의 만족도도 높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멍 때리는 쉼’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뇌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항상 새롭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추구하는 뇌로 진화한 것 같다.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경멸하고 중독될만한 것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는 점점 더 산만해지고 해야 할 일에 몰입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 성인 ADHD 자가진단 검사 항목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봤다면 뜨끔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뇌에게 닉센(멍 때리기)을 허용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걷기, 계단 오르기, 누워서 하늘 보기, 먼 산 바라보기, 불멍, 베란다에서 차 마시기와 같은 활동들을 해 보자.
교사의 장점 중 하나는 일 년에 네 번 강제 멍 때리기 시간이 있다. 중간, 기말고사 기간이다. 하루에 평균 100분 정도 멍 때리기를 할 수 있다.(그렇다고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는다.) 닉센의 개념을 알고 나서부터 고사 기간이 기다려진다. 실제로 고사 기간에는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생각정리가 된다. 그래서 멍 때리기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은 시간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도 없는 삶이 불행한 삶이다. 이제부터 닉센을 삶에서 실천해 보자. 이 글을 읽은 후 스톱워치 앱을 켜고 5분을 설정한 후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