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elerate Action _ 세계 여성의 날

당신의 작은 움직임이 시간을 되돌립니다.

by 밸류비스 박혜형

어제 오후, 한 기업의 여성 리더십 강연장에 섰다. 청중석에는 몇 자리가 비어있었다.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조직 내 여성 구성원들을 위한 강연이 다른 강연에 비해 많이 있는 편이다. 그런데 항상 담당자는 참석자들의 참석율이 저조해서 강의 시작 전까지 전화를 돌리며 참석을 재촉한다.

정시에 강의를 시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항상 5분 정도 참석자들을 더 기다렸다 시작한다.

"또 그러려니" 하며 시작한 강연이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여전히 '여성' 리더십을 이야기해야 할까?


133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충격적인 숫자다.

현재속도로는 2158년이 되어야 완전한 성평등이 실현된다는 예측이다. 내 손녀의 손녀가 살아갈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래서일까? 올해 세계 여성의 날의 테마는 'Accelerate Action(행동 가속화)'이다.

성평등을 향한 긴 여정을 좀 더 빨리 달려보자는 제안인 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제안을 마주한 우리의 반응은 미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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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여 년 간 조직의 여성 구성원들을 위한 리더십 강연의 자리에서 여성들을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특히 기업들의 필수 교육의 이유로 참석해야만 하는 몇몇 여성 구성원들은 왜 여성만 이런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어떤 경우는 교육을 받으러 갈 때 남성 동료들이 왜 여성들만 받느냐고 물으면 자신도 대답하기가 애매하다고 했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요?
이제 남녀차별 그런 거 없잖아요.
오히려 역차별 아닌가요?


강연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반응들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되묻는다.


그렇다면 왜 OECD국가 중 한국은 30년째 성평등지수 최하위일까요?


침묵이 흐른다.



변화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됐다.

1908년 미국의 한 작업장에서 일어난 화재로 목숨을 잃은 여성 노동자들을 기리며 시작된 이 날은,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기념일이 되었다. '빵과 장미'를 외치던 여성들의 절규는 이제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로 바뀌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13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이 시간을 줄이는 것, 그것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닐 수 있다.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작은 용기,

조직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일상 속 작은 편견에 던지는 조심스러운 질문,

ESG(환경, 고용평등, 지배구조) 경영을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의 순간...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시간을 되돌리는 힘이 된다.


기업에서 애써 강사를 섭외해서 강연 자리를 마련해도 여성 리더십과 관련된 주제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는 역부족이다. 여성들 스스로도 굳이 일하기에도 바쁜데 시간을 내서 교육에 참석하는 게 달갑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참석하는 몇몇 여성 리더들의 면모 속에서 그들의 진심을 보게 될 때도 종종 있다.


어제의 강연이 끝난 후, 한 참가자가 다가왔다.


처음엔 왜 와야 하나 했는데, 이제 알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요.


그렇다. 우리에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133년이라는 시간을 하루로 만드는 일.

그 시작은 바로 당신의 작은 움직임이다.


오늘, 당신은 어떤 움직임을 선택하시겠습니까?


#2025 세계여성의 날

#AccelerateAction

#변화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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